커피는 드셨나요?

by 연산동 이자까야

덴마크의 삼쇠는 114㎢ 면적의 섬마을. 낙농업으로 먹고 살던 삼쇠가 어느 날 세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인 ‘탄소중립’을 이룩했기 때문. 삼쇠 사람들은 2000년대 석유·석탄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육상풍력발전기 11대와 해상풍력발전기 10대를 설치합니다. 남은 전력은 되팔아 수익도 챙기죠. 열에너지는 바이오 매스를 통해 생산. 2018년 삼쇠를 다녀온 임춘택 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한겨레’ 기고에서 삼쇠의 성공 비결로 바람·바이오와 커피를 꼽더군요.


“풍력은 덴마크의 풍부한 자연에너지다. 세계 1위 풍력발전사 베스타스가 있는 게 우연이 아니다(중략). 바이오에너지는 전력공급 변동성을 보완하는 구실을 한다. 밀짚과 우드칩을 이용한 열병합발전소에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고….” 커피는 왜 삼쇠의 성공 비결일까요. 임 전 원장의 설명입니다. “전문가 중심의 마스터플랜을 하향식(톱다운)으로 세운다. 섬의 대표들이 모여 상향식(보텀업)으로 조정한다. 덴마크인의 조상인 바이킹들이 그랬던 것처럼 원형으로 둘러앉아 커피를 마셨다. 모두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대화하며 1년 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에너지 전환에 많은 커피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지 않았으면 새만금 방조제처럼 19년 걸릴 수도 있었다.”

21764_1630394624.jpeg 부산 수영구 민락동 수변공원 방파제에 설치된 소형 풍력발전기

부산 수영구가 2011년부터 2억4000만 원을 투입해 민락수변공원에 설치한 소형 풍력발전기 8기를 모두 폐기한다고 합니다. 고장난 부품을 구하지 못하거나 프로펠러가 자주 파손된 것이 이유. 발전량 역시 연간 15만6000원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관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폐기를 결정한 겁니다. 탄소 줄이려다 쓰레기만 잔뜩 만든 셈. 삼쇠와 민락수변공원의 차이, 발견하셨나요. 민락수변공원 풍력발전기는 정부의 ‘녹색성장’ 구호에 발 맞추기 위해 설치됐습니다. 공무원들이 주도한 것입니다. 그때 담당 공무원들은 마스터플랜 수립 과정에서 풍력 전문가나 지역민들과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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