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는 꿈도 꾸기 어려웠던 시절. 열차 여행의 묘미는 삶은 달걀과 사이다. 지루한 여행길에 지칠 때면 슬슬 허기가 지게 마련. 이때 주전부리 판매원이 등장하면 승객 모두가 환호성. 행여 달걀을 삼키다 체할까봐 마셨던 사이다 맛은 짜릿했습니다. 코레일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 만들어진 ‘철도강생회’를 먹거리 판매의 기원으로 봅니다. 철도강생회는 1967년에는 ‘홍익회’로 이름을 바꿨다가 지금은 ‘코레일 관광개발’로 편입.
부산·울산·경남을 열차 타고 여행하며 달걀 나눠 먹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동남권 광역도시철도(웅상선) 건설이 본격화되거든요. 올해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웅상선 노선은 부산 노포~웅상~울산 무거~KTX 울산역까지 51.5㎞.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교통학회에 웅상선 사전타당성조사(경제성·수요 분석)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논의만 무성했다가 마침내 첫 발을 내딛는 셈. 웅상선은 경제성 분석이 마무리되는 2023년 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5년 착공할 예정. 총사업비는 1조4420억 원대.
부전~일광까지 운행 중인 동해선도 연말이면 2단계(일광~울산 태화강)가 완공됩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빠르면 내년 개통합니다. 원래 올해 3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철로가 지나는 삼락생태공원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1년 이상 연기됐었죠. 부전역에서 출발한 복선전철이 사상역~김해공항~가락IC~장유~신월~창원역을 거쳐 창원마산역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불과 38분. 내년에 동해선과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모두 운행하면 창원(마산)에서 부전역을 거쳐 태화강까지 1시간대에 나들이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을 창원까지 연장하는 계획도 검토 중입니다. 여기에 사상~하단선까지 완공되면 동남권이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됩니다. 일본 열차의 명물 에키벤(특산물로 만든 도시락)처럼, 동남권 광역철도에서 지역의 맛을 만끽하는 날이 멀지 않은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