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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13. 2021

발루치 난민의
신산한 삶

부산 중구 BIFF광장이나 부산역에선 이따금 발루치(발루치스탄) 독립을 염원하는 거리행진이 열립니다. 발루치는 19세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48년 파키스탄에 병합됩니다. 발루치 영토 일부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댄 이란·아프가니스탄에도 편입됐습니다.


파키스탄의 독립운동 탄압을 피해 부산에 정착한 발루치 난민은 100여 명. 나시르 아미드(62)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신산한 삶은 2018년 김정근 감독이 연출한 ‘노웨어 맨(Nowhere Man)’에 잘 담겨있습니다. 어느 나라도 관심을 두지 않아 ‘어디에도 없는 듯’ 유령 같은 삶. “나의 아들 중 한 명은 2013년 (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나의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언제 어디서든 발루치인을 죽이고 고문합니다. 정글이나 길에서 시체가 나타납니다.” 

국제신문 유튜브 '나에게 보내는 편지'에 출연한 나시르 아미드 씨. 유튜브 화면 캡쳐

2013년에는 발루치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600여 명이 숨지고 가옥 2만 채 이상이 파괴됐는데도 파키스탄 정부가 국제구호기구의 활동을 막은 적이 있습니다. 외신들은 “분리 독립운동을 하는 발루치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분석했었지요. 


발루치는 파키스탄 정부군과 분리주의 무장반군 사이의 교전은 물론 IS가 활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올해 1월에는 광부 11명이 IS에 의해 납치돼 피살됐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노동자를 싣고 가던 트럭이 무장반군의 공격을 받아 14명이 숨졌습니다. 2018년 7월에는 파키스탄 선거를 앞두고 발루치의 한 유세장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120여 명이 사망. 사정이 이러니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발루치 난민들은 늘 현지 가족의 생사를 위해 기도합니다. 


아미르가 우리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유는 뭘까요.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이 발루치 독립운동을 조금은 더 이해해줄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국제적인 도움이 없으면 목표(발루치 독립)를 이루기 어려워요. 연대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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