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먹던 힘까지

by 연산동 이자까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연 전쟁을 선택할까요? CNN은 8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60마일 떨어진 곳에 배치됐던 러시아 탱크 700여 대와 탄도미사일 발사대가 국경으로 이동했다”고 보도. 러시아 언론인 러스랜드 레비에프도 “군사장비가 국경에서 수십 ㎞ 밖에 정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전초기지는 벨라루스가 될 것 같습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는 불과 90㎞. 지난 5일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폭기 Tu-22M3가 벨라루스 공군과 연계해 4시간에 걸쳐 초계비행하기도.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우크라이나 처지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연일 ICBM 무력시위를 하는 북한과 제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일본에 한복·김치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기침에 한반도는 감기를 앓을 지경입니다. 미국 국내 정치가 대외정책도 좌우하는 마당이니 우리 외교관들은 미국 여론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짊어진 외교 행낭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1764_1644323352.jpg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7일(현지시간) 인접국인 폴란드의 남동부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으로 공수된 미군 차량이 공항 인근에서 대기 중인 모습. 연합뉴

차기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쓴 칼럼에 작은 해답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02년 1월 29일 부시 미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는 곧 한반도 전쟁이다. 부시의 ‘악의 축’ 연설은 악재 중의 악재였다. 그 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상황이 반전됐다. 부시가 먼저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권고에 따라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나에게 ‘오늘 100분 동안 젖 먹던 힘까지 짜내 가면서 부시를 설득했소. 일단 전쟁은 막아놨으니 나머지는 통일부 장관이 잘 풀어 나가시오’라고 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젖 먹던 힘까지 짜냈던 김대중 대통령 정도의 철학과 소신과 뚝심을 가진 대권 주자가 있는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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