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의 백신 확보량은 총 9900만 명분으로 증가했습니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목표 3600만 명의 2.75배라고 하네요. 백신은 정권의 명운도 가릅니다. 25일 발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무려 59%. 응답자의 72%가 미국의 백신 정책에 대해 ‘잘했다’와 ‘아주 잘했다’고 했습니다. 공화당 지지층 중에서도 55%가 긍정적인 답변.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10억 회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절반이 넘는 58%는 미국·중국·인도 3국에 집중. 미국은 인구의 40% 이상이 최소 1회 백신을 맞았죠. 인구 대비 최소 1회 이상 접종 비율은 이스라엘(60%) 아랍에미리트(51%) 영국(49%) 미국(42%) 칠레(41%) 바레인(38%) 순. 유럽연합(EU)은 인구의 21%인 1억2800만 회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저소득 국가의 접종 비율은 전체 투여 횟수 대비 0.2%에 불과합니다. 백신 가뭄에 고통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백신도 인종을 차별한다’고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백신 생산 증대는 특허권에 달렸습니다. 백신 제약사들이 지식재산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하면 가난한 나라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이 공공재인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면제할 시간이 아니라면 언제이겠는가?”라고 반문합니다.
반면 백신 제약사가 있는 미국과 EU는 거세게 반대합니다.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자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바이든에게 “일시적인 면제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WTO도 내달 지식재산권 면제를 논의한다고 하네요. 코로나19의 종식이 강대국 손에 달린 셈입니다. 바이든이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