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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May 06. 2021

화지산 들개는 죄가 없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과 부산진구 양정·초읍동의 경계인 화지산. 천연기념물 제168호인 배롱나무로 유명합니다. 요즘 화지산에 들개가 자주 출몰합니다. 주택가로 내려와 고양이를 공격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죠. 올해 화지산과 황령산에서 포획된 들개는 벌써 8마리(지난해 24마리). 연제구는 민원이 빗발치자 CCTV가 부착된 우리(포획틀)를 설치했습니다. 들개가 우리로 들어가면 스마트폰 통해 출구를 차단하는 원격기술도 도입. 


화지산 들개가 목격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8년 무렵. 거제2 재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이주가 본격화된 시점(2016년 12월)과 비슷합니다. “원주민 일부가 반려견을 버리고 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들개 무리에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새끼를 치며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잡힌 들개는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집니다. 야생성 때문에 입양은 어렵다고 하네요. 동물보호법상 포획된 들개나 유기견은 보통 10일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 처리됩니다. “사회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포획된 들개들이 입양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유기견 발생과 번식을 막아야 한다.”동물학대방지연대 김애라 대표의 제안입니다. 

부산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화지산~금정봉 코스는 시가지 대부분을 바라볼 수 있는 한적하고 편안한 가족산행지다. 국제신문 DB

지난해에는 금정산 범어사 일대에 중형견 크기의 들개가 나타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사하소방서는 2019년 구평동 가구공장 주변에서 들개 22마리를 포획하기도 했죠. 들개 무리들이 도로 한가운데에 드러눕거나 밤에는 떼를 지어 영역 싸움을 하는 터에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고 합니다. 


한 때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신조어가 유행했었죠.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려 반려견을 많이 입양했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유기동물도 10만 마리가 넘습니다. 결국 들개 증가도 인간의 이기심 탓입니다. 개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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