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간접선거' '선거인단' '승자독식' '경합주' 등 미국 대선과 관련된 시사상식 용어를 소개해볼까 해요.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먼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일이지만 미 대선의 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한국과 미국의 선거방식은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미 대선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생소한 용어를 많이 마주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투표합니다. 직접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주 별로 선거인단을 통해 실시하는 '간접선거' 제도로 대통령은 선출합니다. 유권자가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우선 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서는 단순히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가장 많이 얻었다고 해서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선거인단'은 유권자들을 대신해 대통령을 뽑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수는 해당 지역의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수를 합한 것으로, 각 주의 인구 비례에 따라 할당돼 있습니다. 선거인단 수는 상원의원 100명, 하원의원 435명, 워싱턴DC 대표 3명을 더해 총 538명으로 구성돼 있죠.
선거인단 제도는 '승자독식'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거인단 11명이 걸린 A주가 있다면, 이곳에서 유권자들의 표를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가 A주의 선거인단 11표를 모두 차지할 수 있습니다. 패배한 후보는 선거인단을 1명도 못 가져가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전체 유권자들의 표를 더 많이 얻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이 됩니다. 538명의 과반인 270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승리하는 것.
그래서 '경합주'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경합주는 선거 때마다 우세한 정당이 바뀌는 주를 말하는데요. 우리나라처럼 미국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블루 스테이트)'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레드 스테이트)'가 있습니다. 대다수의 주가 승자독식 방식의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하다 보니 후보들은 승리가 확정된 주에서 굳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경합주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탓에 후보들이 열정을 가지고 선거운동을 펼치죠. 후보자 입장에서는 경합주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경합주의 선거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 어느 주가 경합주인지는 선거 때마다 계속 바뀌는 편인데요. 이번 미 대선에서 경합주는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네바다, 팬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주가 경합주였습니다.
미 대선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3~4일 후에 정확한 선거 결과가 나오죠. 하루 안에 승패가 결정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는데요. 미국은 주마다 투표 시기, 절차, 방법에 차이가 있고 대통령뿐만 아니라 상·하원의원 등에 대한 투표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편투표도 진행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각보다 이르게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경합주 7곳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상황을 뒤집기 어렵게 된 것.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45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재선에 실패했다가 다시 재집권에 성공하는 이른바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