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국전쟁이라는 영화로 논쟁이 뜨겁다.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측과 선거를 의식한 보수진영을 미화한 영화라는 측이 서로 맞선다. 그 토론중에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분께서 현재 친일파와 일본을 맹 비난하시면서 일본에서 사과도 하지 않는데 용서하면 안된다고 말씀하신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국가 대표 축구 선수간의 불화가 있었는데 후배가 사과하고 선배가 용서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용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나도 지금까지는 그게 맞다고 생각 했다. 잘 못한 사람이 먼저 사과하고 사과를 받은 사람은 용서하는 게 진정한 용서라 생각 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회개하면 용서 하라고 하신 말씀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용서하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회개를 해도 용서하고 그렇지 않아도 용서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러면 사과하면 용서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용서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과를 하면 용서하는 것은 일종의 거래라 생각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누구 앞에서 당당히 나서서 잘못했다고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결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는 것은 그 미안한 마음의 짐을 내려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피해자가 용서를 하든 안 하든 이미 자기의 마음에 평화와 안정을 되 찾을 것이다.
진정한 용서는 가해자가 사과를 하던 그렇지 않던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용서를 하면 먼저 나의 마음속의 증오와 원한이 사라지고 평화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과라는 것을 받고 하는 것이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아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해자는 용서를 받던 그렇지 않던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용서는 가해자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내 마음의 상처와 원한을 털어내는 것이므로 나를 위한 것이다. 내가 용서하는 마음 없이 증오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 마음으로 인해서 내면의 평화와 사랑이 파괴되기 때문에 사과와 관계없이 용서하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증오와 원한이 가득찬 나의 마음이 깨끗할 리 없고 평온할 일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가해자 입장에서는 자기의 잘못으로 패해자가 억울한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도록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사과와 용서는 마음의 교환이다. 내가 줬는데 그에 대한 보답이 없다고 생각 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주지 말아야 한다. 주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답례품을 받던 안 받던 그 것으로부터 잊어야 한다.
혹시 사과를 못 받아서 용서하지 못하고 증오하고 원한을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용서하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일이다. 그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