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해야 될 일도 많고, 또 하고 싶은 일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이런 일들을 모두 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지만, 우리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때로는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경우가 있고, 하려고 해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할 수 있는데 안 하면 절제된 삶, 청빈의 삶을 살고 있다고 칭송하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도 자기 삶에 대하여 불만이나 후회 같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내 삶을 스스로 제어하고 관리하면서 살기 때문이며 언제든지 내가 원하면 할 수 있기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경우에 우리들은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슬퍼하거나 불행하다고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데 많은 일들이 우리가 안 하는 경우보다는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하고는 싶은데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 일 겁니다. 할 일은 많은데 한 사람이 같은 시간에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하다 보니 어느덧 그 시기를 놓여버리거나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아마도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일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은 많은 부분에서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이거나 아예 없어서 엄두가 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그 하고 싶은 일을 언젠가는 경제적 여력이 생기면 하겠다며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나의 의지나 능력이 부족해서 일 것입니다. 마음은 하고 싶지만 몸과 능력이 따라주지 못해서 그냥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서 일 수도 있고 나의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포기하게 되면 늘 그 포기한 일이 아쉽게 머리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잊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아마도 주위 환경이 이를 허락하지 않아서 일 것입니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거나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해서 하고 싶기는 한데 현재 상황에서는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할 수는 있지만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일들을 저만치 미뤄 놓아도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꿈과 희망이 있기에 지금 안 할 수 있고, 지금 하지 않더라도 다음의 기회를 기다리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아쉽지도, 후회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못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집니다. 그 이유는 젊었을 때와 비슷하지만 가장 다른 이유는 바로 건강과 시간 때문입니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모든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몸의 이곳저곳이 아프면서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어지는데, 이룰 수 없는 꿈과 희망은 언감생심 지나친 욕구입니다.
또 젊었을 때는 다음 기회로 미룰 수 있었지만 나이를 많이 먹으면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를 많이 먹어가면 꿈도, 희망도 하나둘씩 놔 버리고 현재 할 수 있는 일들로 그 범위가 좁혀집니다. 내 생각이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을 좁히는 겁니다.
저도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일들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몸을 빨리 움직이거나 힘써 일해야 되는 일은 오래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달리기나 육체노동으로 하는 일들은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합니다. 그리고 영어 회화를 더 배우는 일도 포기했는데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영어를 더 배운다 해도 크게 써먹을 데가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옵니다. 그럴 때를 생각해서 지금 할 수 있을 때 미루거나 포기하지 말고 몸이나 생각을 움직여 실행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