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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Jan 12. 2022

외로움

외로움에 대해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방 한 켠을 내주었습니다. 거지, 거지가 틀림없습니다. 자꾸만 먹었습니다. 제 것을 모두 주었습니다. 더 이상 내줄 것이 없지만, 자꾸 요구합니다. 저는 손님을 내쫓을 용기가 없고, 손님은 나갈 마음이 없는 듯 보입니다.



두 다리가 하나가 되게,

얼굴과 무릎이 서로 마주보게,

이것이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입니다.



모든 걸 내주고 남은 건, 허망함 뿐입니다.

제 발로 독방에 들어갑니다.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로.



빛조차 들어오지 못하는 독방에 그대가 왔습니다. 그대는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이 열리고, 문 너머에는 수많은 빛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빛이 온 몸을 감싸옵니다. 제게 남은 건, 벅차오르는 감정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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