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거주지

창살

by 오주현


피어나던 우주가 사라지더니

창살안으로 어둠이 쏟아져 들어온다

어둠에 침몰된 눈먼이가 보는 세상


공포에 휩싸인 얼굴을 감추기 위해

가장 무서운 얼굴로 변한 모자이크 타일이

어둠위에 붙었다


명령어를 해제하지 않은 표정이 격자창살안

에서 굳어버린다


피어난 열꽃이 하나 둘

타일을 떨어뜨리더니 마침내 문이 열린다

배경에 걸친 베일처럼 빛은

유리몸을 통과하고 내려와 의자에 앉는다

창문으로 넣어 두었던 밤이 삼키지 못한 견고한 빛이 유산으로 남아

차갑게 얼어붙은 바람의 숨결을 녹인다

비스듬히 뜬 눈으로 비스듬히 내려온 빛을

얼굴로 맞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