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모르지만 유명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원하는게 그런건가?

by 김아줌마

건축가님과 우당탕당 휘릭휘릭 이렇게 저렇게 해서, 어제 건축 허가 신고를 접수했다.

문제는, 결론에는 도달하여 도면이 나오고 접수를 하기는 했지만

내가 원했던 집은 아닌 것 같은 느낌...

공사가 시작된 게 아니기에, 만일 영 마음에 안들면 접수를 포기하자 라는 마음으로

집에서 두 시간 거리, 새 집이 만들어질 곳에 가서 한참 땅을 들여다보고, 경계도 다시 확인하고

도면을 보며 집이 여기에 이렇게 지어질 것인가 상상해보았다.

눈 앞에서 보니 걱정했던 것 만큼 영~ 아닌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내 집도 니 집도 아닌 느낌이 있다.

어떡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나 혼자. 건축가님은 내마음을 모르고 있겠지) 카톡이 왔다. 신고접수 했다고.


이게 맞는걸까 싶어 건축하는 친구한테 전화해 이리 저리 물어보면서 그 땅의 예전 사진을 보는데

이 땅엔 이렇게밖에 답이 없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것들이 말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땅은 좁지만 두 가족이 프라이빗하게 여유있게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네?)

소박한 돌집의 운치를 갖되, 다락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락있으면 최소 5m)

땅이 꺼져있어 배수문제가 없게 하되, 집이 사람보다 너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 (꺼진땅을 위해 기초가 60cm는 올라와야하는데?)


(물론 이것들을 요구할때, 이렇게 상충되는 요구를 연달아 배치하지는 않았습니다요. 이제 와 떠도는 생각들을 정리해 붙여보니 그렇더라 하는 것이지요 하하하... 의외로, 내가 원하는 것이 아이러니, 라는 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걸리네요.)


이거 뭐, 아무도 나를 모르지만 유명했으면 좋겠다와 다를게 뭐가 있담?

건축가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결과를 만들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몹시. 매우. 분명하게. 그려져 있어야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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