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2020년 6월 29일.
10년동안 정성 들여 키워 맛 좋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리는 사과나무 920 주를 모두 다 포크렌으로 캐서 깊이 묻었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눈물이 흐른다.
사과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화상병이 10여 년 전부터 전국으로 퍼저 나갔다.
화상병에 걸리면 나뭇가지가 불에 덴 것처럼 검게 변하고 열매도 까맣게 되며 나무가 죽어가는 무서운 세균성 전염 병이다. 한그루라도 회상병에 걸리면 그 밭에 있는 사과나무 들은 남김없이 모두 뽑아서 소독하여 깊이 묻어야 한다. 화상병이 코로나라고 한다면 감기 정도 되는 가지마름병이 있다. 줄기 끝이 마르며 심하면 나무가 죽어가는 곰팡이 병이다.
가지마름병도 전체 밭에 10프로 이상 걸리면 폐윈을 해야 된다.
가지마름병도 방치하면 전염이 될 수 있으니 예방을 철저히 했다.
화상병이나 가지마름병은 치료가 안된다. 해마다 춘천시에서 예방약을 무료로 주었다.
병에 걸리지 않게 예방약을 철저하게 뿌렸다.
기술센터 공무원들이 해마다 과수원에 와서 사과나무를 자세하게 살펴보며 조사를 했다.
의심 증세가 있으면 즉시 기술센터에 신고해야 된다.
올해도 ㅇㅇ 지역에서 화상병이 걸려 사과나무를 모두 뽑아서 묻었다고 뉴스에 나온다.
2020년 5월 27일 오전, 기술센터로 전화했다.
"고향농원 황상기입니다.
우리 사과나무에 줄기가 마르는 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춘천시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우리 과수원에 와서 사과나무를 자세하게 살피며 조사를 했다.
의심되는 나무의 가지와 잎과 열매를 채취하여 비닐봉지에 밀봉하고 전문 검사기관으로 보낸다고
가지고 갔다. 결과는 1주일 후에 통보해 준다고ᆢ
기다리는 1주일이 한 달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드디어 1주 후 등기우편이 왔다.
봉투를 열어보니 검사결과 통보서가 들어 있다.
"의뢰하신 사과나무 정밀 검사 결과 사과나무줄기마름병으로 확진되었습니다. 식물방역법 0조 0 항에 따라
빠른 시일 내로 00번지에 있는 사과나무들을 모두 뽑아서 소독하여 깊이 묻어야 합니다"
줄기마름병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었는데ㅡ 통지서를 받고 보니 온몸에 힘이 하니도 없이 다빠저나가고 맥이 다 풀렸다.
10년동안 자식키우듣 정성을 다해 키운 사과나무들을 모두 뽑아서 묻으라고 한다.
탁구공 만큼 큰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큰 사과나무들을
6월 안에 모두 뽑아서 깊이 묻어야 된다고 한다.
작업을 완전하게 다 끝내면 법에서 정한 대로 얼마간의 보상은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3년 안에는 사과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 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포크렌을 예약하고 사람들을 구해서 작업을 했다.
사과나무마다 튼튼하게 묶어놓은 줄을 풀어내고,
굵은 기둥파이프를 철거하고, 소리도 요란한 커다란 포크렌으로 사과나무들을 모두 뽑아 깊게 판 구덩이에 묻으며 소독약(생석회)을 뿌렸다.
하기 싫어도 눈물을 참으며 해야만 했다.
여러 사람들과 커다란 포크렌이 1주일 동안 작업을 했다. 3.500 평에 심어저 있던 920 주의 사과나무들을 모두다 캐서 땅속 깊이 묻었다.
텅 빈 넓은 밭을 바라보니 내 마음도 구멍이 뚫린 것같이 허전하고 온 몸에 힘이 다 빠젔다.
잠시 쉬자.
쉬면서 몸과 마음의 충전을 하자.
그리고 다시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