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생에 심은 사과나무(19)

행복이 열리는 나무.

by 황상기

내 일생에 심은 사과나무 (마지막 회)



작은 사과나무를 심고 3년 동안, 땀 흘린 만큼 나무가 자랐고 , 정성을 들이고 사랑을 준 만큼 행복이 열렸다.


배고파하면 밥(퇴비)을 주었고, 목마르면 물을 주었다. 병이 나기 전에 약을 주며, 아이 키우듣 정성을 들였다.


2023년에 심은 사과나무에,

사과가 달리고 벌써 빨갛게 익어 간다.


나이 든 아빠가 힘든 일 하는 거 안쓰러워, 사과농사 하지 말고 텃밭이나 가꾸며 편하게 살라던, 아이들 말을 들었더라면ㅡ.

이제는 힘든 일 그만하고 쉬면서, 놀러나 다니자던 친구들 말대로 했더라면ㅡ.

낼모레가 80인데 뭐 하러 사과나무를 심느냐고 하던, 동네 사람들 말에 마음이 흔들렸더라면ㅡ.


이렇게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를 볼 수가 있었을까?

주렁주렁 열려있는 행복의 열매를 딸 수가 있었을까?


퇴직하고 여행이나 다니며 골프 치는 친구들이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하릴없이 경로당에서 장기. 바둑 두며 세월만 보내는 노인들처럼 하기 싫었다.


나는 그들처럼 그렇게 하며 남아있는 아까운 사긴들을, 그렇게 소비해 버리기는 싫었다.


지나고 보면, 3년은 금방 지나간다. 힘든 일 할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가지만, 즐거운 일을 하면 빠르게 지나가 '벌써 3년이 됐어'한다.


이젠 100세 시대란 말을 쉽게 한다.


나는 올해 75세 다.



'늦은 나이란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내가 실천해 보니 맞는 말이다.


사과나무를 심은 것은, 희망을 심은 것이었고. 사과나무를 키우는 것은, 희망을 키우는 일이었다.


나는 움직일 수 있는 날까지

사과밭에서 땀 흘리며 희망을 키우고, 정성으로 열매를 키우며, 주렁주렁 달리는 행복의 열매를 따는 ,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하며, 하고 싶은 일 하는,

평생을 행복한 농부로 살아갈 것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가슴에 다시 새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