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학교 앞 떡볶이 :빨간 떡볶이 두 개 더 줄까?
"10개 50원"
작지만 반짝이는 접시에
빨간 다홍빛 원피스 입은
쫀득 달콤 빨갛게 빛나던 너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오직 너만 찾네.
집을 나설 때도,
학교로 향할 때도
쉬는 시간이 올 때도,
나를 이끄는 강력한 힘
'오늘은 내가 서있을 자리가 있을까'
드디어 모아진
주머니 속 5원 10원 동전들을 꽉 쥐고
정문이 아닌 골목길, 후문으로 달려가다
혹시 셈이 틀렸을까?
멈춰 서서 다시 한번 세어보는 고사리 손
빈 그릇만 남아 있는
식어버린 드럼통 아궁이에서
찾아보는 매콤한 냄새,
그날의 기억
어제의 약속
오늘도 내일도 새빨갛게 타오르는 약속
가늘고 새하얀 너
살짝 들러붙은 달콤한 양념
보글보글 빨간 물결에
첨벙 뛰어든다.
빨간 양념 한 숟가락 더해진
샛붉은 파도를 이리저리 헤엄쳐
예쁘게 화장한 채 고개 내민 너.
가장 먼저 높은 무대로 올라가
새빨갛게 물든 빛 뽐낼쯤 ,
침묵의 틈새로 번진 침들,
그사이로 터진 오감의 환오성
불 앞에 바짝 서있는 녀석도
뒷줄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는 녀석도
옹기종기 다닥다닥 모여
까치발 들고 고사리 손 번쩍 들어
"제가 먼저요!" 차례를 외친다.
아마, 처음이었을 기다림의 인내심
길고 미끈한 한 줄에
꽉 찬 작은 입,
조물조물.. 바쁘다.
주인 없는 빨간 떡볶이 접시와
누군가의 울음 섞인 신음소리,
어~¤•¤ ,앗 !잉~~ ,앗! 하아 ~
냠냠냠 . 물 물.물 맛있다 냠냠냠
이곳 저곳 터져나오는 혼란한 함성
첫한입의 벅찬 새로운 경험
불타오르는 엔도르핀의 힘으로
붉은 혀,붉은 입술 연신 불고 식혀도
정신줄은 이미 안드로메다 성에서
빨간 별을 본다.
입안에서 화끈하게 헤엄치는 너를
참아낸 보상 . 쫀득함
두 번째 , 도전하는 탐험가의 인내심
달콤함과 함께
따뜻, 화끈, 쫀득함의 신세계
채워지지 않아 멈춰버린 배꼽 시계 .
세 번째 ,
이별의 시간은
마지막 한줄의 떡이 알려주고
놓아야 하는 인내심 ...
양념만 연신 핧아
드러난 하얀속살 마지막 떡,
고위험 침투 작전 : 큰 솥 잠입
몸은 벌써 앞 자리
눈은 하늘, 옆친구 쪽
작은 고사리손들 의 양념 덧입히기
ㅎㅎㅎ. 성공
그때!
빨간 아줌마의 단골 레퍼토리
“빨리 먹고 가라,
내일 오면 두 개 더 줄게."
#에필로그
오늘의 떡볶이 맛은
어제보다 덜 매워 아쉽지만
빨간 아줌마의 약속에
오늘 하루는 매콤하지만 더 달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