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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뉘 Dec 01. 2024

영화 괴물

나의 미나토에게

영화 괴물     

나의 미나토에게

거세게 몰아치던 폭풍의 밤은 흔적도 없이 맑은 하늘과 빛나는 햇살 아래 미나토 너와 요리는 즐겁게 들판을 가로질러 뛰어다니며 놀고 있어.

 막혀있던 철교가 활짝 열려 있고 그곳을 향해 너의 둘은 달려가 그것도 환한 미소로 아이답게.

영화의 엔딩으로 수많은 질문을 던져 준 인생에서 손꼽히는 영화 중 영화.

미나토 그곳에서는 마음이 평안한 지 묻고 싶구나?. 혹자들은 너와 요리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였다고도 하고, 누구는 다행히 폐기차 아지트에서 무사히 나와 둘만의 시간을 어린아이답게 마음껏 놀고 있다고 말하지,

결말이 현실인지 아닌지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잖아? 너와 요리는 현실에서는 죽고 너의 둘이 뛰노는 장면은 환상이라는 해석도 있어.

 마지막 씬에서 너희들만 있을 뿐 어른들도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야.

굳이 나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너와 요리가 살아 있으면 해, 아니 살아남기를 희망해.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치던 밤. 너는 요리와  아지트인 폐기차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쌓여 있던 오해들을 풀고 네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엄마와 호리 선생님은 산사태로 도로가 가로막히지만, 산 쪽으로 가며 죽는다는 인부의 말을 무시한 채 폭풍우를 뚫고 폐터널로 들어가.

터널의 끝에서 토사에 파묻힌 채 옆으로 쓰러진 폐기차를 발견하는 장면들.     

엄마의 시선으로 본 너의 이야기는 미나토 네가 학폭 피해자인 줄 알았어

집 근처 빌딩에서 불타오는 장면을 보고 너는 이런 말을 하지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

엄마 사오리는 웃으면서 누가 그랬냐고 묻자, 미나토 너는 호리 선생님이 그랬다고 답하지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본 너는 이상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어. 자해처럼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신발을 한 짝만 신고 돌아오거나, 물통에서 흙이 나오는 등 누가 봐도 학폭이 의심되는 순간이었어. 나 또한 100% 학폭을 의심했어.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 이 영화가 말해 주는 또 하나의 과제인 것 같아. 보이는 것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내면의 힘을 키우고 싶었어.

사람은 자기가 보고 믿는 쪽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잖아. 이 영화의 제목을 왜 괴물로 했는지 이해되는 부분이었어.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지 의문이 들고 진실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라는 것을 영화는 말해 주고 있지

단순히 물리적인 존재를 벗어나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편견과 낙인 그리고 그로 인해 희생되는 존재를 호리 선생님의 시선을 통해 또 한 번 느꼈고, 부당하고 화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에서 벌어지는 따돌림 가정 내 폭력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을 미나토 너와 요리가 내 마음속에 수많은 질문을 던져 주고 있어.

같은 사건을 세 명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이 영화는 앞선 시점에서 봤던 장면의 진실이 뒤에 가서야 밝혀지는 구조로 이루어졌지.

내가 가진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무차별하고 보이지 않는 폭력인지 너로 인해서 나라는 사람을 뒤돌아보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과 악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잖아. 누구든 자신의 또 다른 존재 괴물을 만나는 순간이 찾아오지. 이런 순간에도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진정한 어른다운 어른으로 거듭나고 싶어.

너와 요리의 감정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아님 인간적인 감정이든, 난 괜찮았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 그것은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일이잖아.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두가 아는 정답만이 정답은 아니야. 때론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요리에게 느끼는 너의 감정을 억누르고 동시에 요리를 괴롭히는 너의 행동을 볼 때 나는 너와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 두려워해서 상대방을 괴롭히고 또 그 마음으로 인해 자신을 자책하는 미숙한 감정들, 양면의 감정의 소유자.

요리를 걱정하고, 연민을 느끼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받고 차별받기를 두려운 나머지 요리에게 냉정해지는 너의 안타까운 모습은 참 많이도 나를 닮았더구나.

너와 요리는 사실, 마치 그림자와 같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상처를 주고받고, 밀고 당기는 관계를 형성하지. 이러한 복잡한 관계는 사실 청소년기의 오는 성장통과 정체성의 혼란을 상징하기도 해. 잘못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 주고 싶어. 한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을 넘어 인간적인 너희들 모습에 나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았던 너희들의 순수한 마음을 닮고 싶어.

미나토 사실 어른이라고 다 어른은 아니야. 나이만 들었을 뿐 내면은 아직도 엉성한 어린아이 존재인 미 성숙한 어른이 많거든. 나 또한 그렇고.

보편적인 감정으로 한순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쉽게 괴물로 만들어 버리지 요즘 세상은 나도 이런 경험을 여러 번 겪었고.

"세상은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질문에 답하자면 그럴 수 있다 편이야.

사람은 못 할 것이 없는 동물이고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사람만이 희망인 것도 사람뿐이니까. 하지만 너로 인해 좀 더 진실의 눈을 뜰 것이고, 편견과 차별을 하지 않을 것이며,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소외되고 고립된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살아갈게. 그것이 내가 괴물이 되지 않는 너에게 배운 교훈이지 고마워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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