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춥고 답답하다. 전체적인 색감이 짙고 어두워서일까? 좁은 화면에 사물들이 너무 꽉 들어찬 구도 탓일까? 오른쪽에서 들어온 빛줄기가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데, 그 빛줄기가 통과했을 창 너머도 무언가에 가려진 듯 막혀있어서 갇힌 것처럼 갑갑하다.
두꺼운 책 위에 놓인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화병, 불안하게 꽂혀있는 꽃 한 송이 …… 어두운 실내에서 발산하는 푸른빛이 차갑고 슬픈 것이 아무래도 현실의 꽃은 아닐 것만 같다.
화병 옆, 누군가의 열쇠고리에 달려있었을 해골 모양의 작은 소품, 책 옆에 그냥 놓인 채 무기력한 우울감을 자아내는 화구(畫具)들 … 제각기 따로 놓인 모습이 허전하고 스산하다.
제목을 다시 보니, 이른 새벽 …… 작가는 ‘그날의 참사’를 듣고 차마 잠을 이룰 수 없었나보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이른 새벽_oil on linen_45.5x45.5cm_20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