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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May 04. 2023

페르난다

[그림대화] 45

     겨울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도,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가 보인다. 무릎에 내려놓은 손이 길고 가늘다. 빛으로 환히 빛나는 얼굴에 남은 짙은 피부색은, 그녀가 당찬 사람일 거라 믿게 한다. 시원한 눈매가 이국적이다. 


     페르난다, 브라질에서 온 여성이란다.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온 이방인, 모든 것이 낯설고 매순간 긴장이었을 텐데, 단정하면서도 단단한 모습이 아름답다.     


     청색조와 보랏빛의 오묘한 섞임이 인상적이다. 청색조의 촘촘한 요철(마띠에르)에서 새어나오는 자잘한 빛점(光點)들의 광채가 배경을 차분하면서도 경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짙은 보랏빛 치마가 나무의자의 수평과 함께 화면의 안정감을 만든다. 붉은 기운으로 잘 달궈진 와인 빛깔에 푸른 꽃잎을 툭툭 붙여놓은 듯한 붓질로, 블라우스가 가볍지 않게 화려하다.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페르난다, acrylic and oil on linen, 40.9x27.3cm, 2019-20/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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