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동네가 고즈넉하다.
노인이 피아노 연주에 몰입해있다. 굽은 허리 탓인지 고개를 수그린 탓인지, 등걸 목덜미께 가 헐렁한 것이 왠지 애잔하다. 자글자글한 하얀 머리와 가무잡잡한 피부색이 강단 있는 노인일 거라 짐작케 한다.
바깥과 실내의 구분도 딱히 없다. 노인도 피아노도 그저 설경의 일부로 존재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반질한 피아노에 드리운 엷은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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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피아니스트의 진혼곡_oil on linen_45.5x45.5cm_2020, 21/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