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잿빛 공간에 첫눈이 내렸다. 눈 덮인 속에서도 상록수 침엽들이 초록을 드문드문 드러낸다.
지난 세월 굴곡이 많았는지, 가지들마다 평범하지가 않다. 아래쪽을 향한 채 자라는 가지, 자라다 잘린 자리에서 치솟듯 다시 뻗치는 가지, 꺾인 채로 견뎠는지 구부러진 가지 …….
굵은 가지에 내려앉은 부엉이가 빤히 돌아본다. 눈을 초롱하게 부릅뜨고 응시하는 모습에 긴장감이 감돈다. 저 멀리서 사람이 눈 덮인 비탈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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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_acrylic and oil on linen_45.5x37.9cm_2018-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