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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복 Jul 06. 2023

삼대

[그림대화] 97

     염상섭의 소설 <삼대>가 리뉴얼 출판되었다. 그 표지이미지로 사용될 그림을 작가가 그렸다고 했다. 하나는 조씨 삼부자, 또 하나는 삼부자의 주변 인물들이다. <삼대>는 일제강점기, 3.1운동 직후 1920년을 시대배경으로, 만석꾼 집안에서 돈과 욕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 3대의 갈등을 다룬 염상섭의 대표작이다.       


     완고한 대농(大農)의 지주 노인, 그 아래 신문물의 세례를 받았지만 선한 느낌이 없고 탐욕이 많아 보이는 양복 차림의 중년, 그 아래 단정하고 맑은 성격이지만 왠지 유약한 분위기를 풍기는 청년 …… 틀어진 삼각형의 구도로 꺾이는 인물의 배치가 순탄치 않을 갈등을 짐작케 한다. 그 뒤로 주변인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대고 수근 댄다.  


     오른쪽 화면에서, 주변인물들이 베일을 벗고 등장했다. 거친 느낌의 남자와 세련된 외모의 여성, 강단 있어 보이는 여성과 수심이 가득한 어린 여성 …… 표정과 풍겨지는 아우라가 사뭇 대조적이고 다양하다. 그들 뒤에는 익명의 사람들이 각기 제 갈 길을 오간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인물의 시선과 ‘고정’된 눈빛, 얼굴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어두운 기운이 마치 ‘밀납’ 조각상 같은 느낌을 준다. 고전문학 작품의 표지답게 고전미술의 아우라가 넘친다.      


https://v.daum.net/v/20230320162507434     


#화가 #형 #류장복 #그림대화 #소설_삼대 #고전미술

삼대, oil on linen, 90.9x145.4cm(2pieces), 2019/ Jangbok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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