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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지 2주..

사람이 경쟁력이다.

by 샤넬발망

이른 저녁이었다. 출발지가 어느 음식점이 아니라, 아파트 주차장. 대개 이런 경우는 집에서 술을 먹었거나 아니 인근 술집에 주차할 곳이 없이 지인의 아파트에 주차를 잠시 해 둔 경우인데 직접 고객을 마주하니 후자였다.


참 인상이 좋았다. 눈빛이 선했고 무엇보다 꽃미남 스타일, 패션은 수수했지만 헤어스타일은 일명 요즘 유행하는 덱스 머리 스타일? 앞머리카락은 짧고 뒷머리카락은 목덜미까지 길었다. 그냥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 차에 타자마자 손수 엉덩이 열선 시트(일명 엉뜨)를 켜 주는 모습부터 마음에 들었다. 술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고 은은한 향수는 참 마음을 설레게 했다.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참 꽃미남이세요”

“하하, 그런가요? 근데 어떡하죠? 저 여자 친구 생긴지 2주 되었는데...지금도 여자 친구랑 저녁 먹으면서 반주 한잔 해서 대리 불렀어요”


사귄지 2주가 된 커플이었다. 으레 이런 얘기가 나오면 어떻게 여자 친구를 만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가는 법이다,

소개 해준 사람도 참 특이하다. 여자 사람 친구의 애인의 친여동생... 사실 친오빠가 자신의 친여동생의 남자친구를 소개해 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는 아닐 것이다. 피를 나눈 친 오빠인데 그래도 거르고 걸러 진짜 괜찮은 남자였기에 소개를 해준 것이 아니였겠는가?


사귄지 2주 동안 주 5일 정도 매일 본다는 그, 눈에도 사랑이 가득 차 보였다. 본인은 33살, 여자 친구는 29살...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이 친구랑은 함께 평생을 함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 좋다고 한다.


사실 나는 대학생인줄 알았는데 33살이라..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봤을 때는 일반적인 직장인 같지 않았다. 아니다 다를까?

대구 외곽 쪽에서 큰 까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까페이긴 한데, 전통 한옥 컨셉으로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 그런 까페를 운영하며 소비성이 큰 까페의 특성상 찻잔을 자주 바꾸고 단골 손님 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단다.(소비성이 크다는 말은 쉽게 유행을 타는 것으로 까페의 경우 단골 손님 보다는 한 두번 방문하고 끝인 손님들이 많다는 말)


이쯤해서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매출인데, 정확하게 얘기는 안했지만 작년 최고의 매출을 찍었고 올해는 약간 주춤하긴 하나 그렇다고 적자는 아니라고 한다. 주변에 보면 까페 하다가 망한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잘 유지되냐고 비결을 물었다.


“첫째도 둘째도 사람이에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엄청 중요해요” 까페 위치가 경상북도 군 소재지에 있다 보니 대중교통으로는 출퇴근이 어렵다.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매일 유류비 5천원 지원, 시급도 일반적인 까페 시급보다 3천원 더 많다고 한다. 까페 시작한지 2년이 넘었지만, 이제껏 중간에 개인 사정으로 그만둔 아르바이트생은 있어도 뭔가 트러블이 있거나 문제가 생겨 그만둔 경우는 없다고 한다. 보통 까페는 중장년층을 아르바이트생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대개 20대 초중반 많아봐야 30대 초반인데 이 까페의 에이스는 30대 후반의 아주 관리 잘된(?) 여성분인데, 나이에 맞지 않게 아주 세련된 이미지로 어린 애들에게 살갑게 대하다 보니 저절로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왜 그런 경우 있지 않은가? 어린 친구들에게 사탕이나 과자 같은 것을 맛보기로 건네주면 어린 친구들이 그걸 먹어보고 엄마 아빠에게 “엄마 저거 사줘~~” 라고 하는 것처럼, 자녀를 활용한 마케팅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네이버 리뷰 서비스도 다른 까페에 비해 후하다는 것, 리뷰를 작성하면 매장에 있는 빵 하나를 무조건 골라 먹을 수 있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5천원 상당. 사실 이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입소문을 통해 다른 까페와 달리 단골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야외에 별도 어린 친구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노력한 것이 현재까지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사실 듣고 보면, 특출한 비결은 아니다. 그냥 누구든지 생각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비결은 다름 아닌 이 까페 사장님 그 자체였다.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까페를 찾는 고객을 또다시 어떻게 오게 만들까 매일 고민하는 그 열정. 그것이 사장님의 성공비결이 아닐까 싶다.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까페 이름을 물었다. 나도 혹시 근처에 갈일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언제든지 환영하며 자신이 직접 구운 맛있는 베이커리를 대접하겠다고 한다. 기분 좋은 대화였다. 이 사장님의 열정이 흐트러진 나의 마음가짐을 다시 잡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고객을 내려드리고 까페를 검색해 봤다. 우와~~너무 훌륭해서 감탄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나도 한번 꼭 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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