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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Jan 03. 2024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

2024년이 시작되었다.

새벽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새해와 더불어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과 결심은  기원전 바벨론의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하며 서로의 결심을 이야기하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유래를 알게 돼 흥미가 당긴다. 어디 그뿐인가 당시 그들이 밝힌 결심엔 남에게 꾸어간 것을 갚겠다는 결심도 하였다니 더욱 흥미롭다.  그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그저 그런 일로 밀고 당기며 살아간 선한 인간들이다.

하지만 아마도 Al의 출현은 알지 못하였으리라.


대한민국 대다수의 사람처럼 우리 가족 역시 새해에도 건강을 챙길 것을 약속하고 확인받았다.

하루 지난 오늘

신문을 들고 이른 공복의 커피를 마시며 헬리코박터를 생각한다.

나쁜 습관과 함께 걱정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새해엔

걱정은 떨쳐버리고 , 불안함도 벗어버리고 공기처럼 가볍게  담담히 성실하게 조금씩 나가기로 결심했는데 고질병은 나를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난 왜 이리 결단력이 없는가.


새로 작성한 새해의 결심 리스트를 살펴본다.

금년엔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보았다.

오전과 오후의 생활 계획도 따로 적었고

계절 별 행사도 분리해 놓았다.

그리고

주섬 주섬 포스트잇을 찾아 적어 보기로 한다.

나는 앞으로 매월 1일을 새롭게 결심하는 날로 정한다.

무엇을 하지 않겠다보다 무엇을 하겠다로 바꾼다.

다이어트로 밥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조금 더 하리라.

서운해하지 않고 상대를 더욱 이해하리라.

가령 그이나 그녀가 인색하다면 점심 한  끼 더 대접하리라.

기다리는 전화로 아쉬움을 버리고 먼저 톡을 넣으리라.

만약 지난달 운동이 부족했다면

1일에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계획표에 적을 것이다. 티브의 홈트와 친해지리라.


통계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 건강. 그리고 살 빼는 것으로 새해의 결심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껴 쓰고 저축을 한다고 한단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과 물질이 삶에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케 한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2024년 연말엔 무엇을 계획했던가 기억조차 아득할 것들을 잊지 않으려 단단히 마음을 먹는다.

그래서 수첩에도 적은 것을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 놓는 생각은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은 늘 쳇바퀴이다. 새 해라고 특별히 다르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리움을 간직한 채로~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보리라. 낙엽이 쌓이는 곳을 찾아 숨을 고르리라.

 변함없이 찾아 올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 맞아

가족. 친구 친지와 더불어

서울시를 중심으로 강북을 본거지로 때로는 지방으로 가끔은 강남으로 드물게는 해외로. 교회와 글 읽기와 쓰기. 음악과 영화를 가까이하고  삶의 복잡함을 내려놓기 딱 좋은 남대문 시장 드나들기. 좋은 찻집 발견하고 기뻐하기  비슷한 일상이 될 것이다. 여전히 손주 손녀가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노부부의 대화는 더욱 생기를 띄게 될 것이다.


나는 바란다. 내 비록 한 살 더 나이가 들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늘 해오던 것들을.

해야하는  것들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내디뎌 보리라.

그리하여 평범한 일상 가운데 펼쳐질 나의 작은 행복을 지키리라.

기쁘게 많이 웃으며 주름진 얼굴이 평안하게 그리고 속으로 나이를 먹으며 새긴다는 나이테의 연륜을 무겁지 않게 하나 더 얹으며 시작하리라.


2024 년 푸른 용 갑진년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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