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과 모란과 초록이 펼쳐있는 4월의 마지막 날.
연세 대학교 캠퍼스에 있는 우리의 영원한 시인 윤동주 기념관을 방문했다.
시인이 연희전문학교 시절 기거했던 기숙사 '핀슨관'을 2020년에 '윤동주 기념관"으로 지정한 것이다.
7개의 방으로 나뉘어있는 전시실을 돌아보며
서랍장을 열어 잔 글씨로 쓰여져 보관된 시를 돋보기를 사용하여 읽기도 했다.
그곳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었다.
시인의 육필 원고를 만나는 감격의 시간을 가졌다.
예약된 시간에 맞추어 전문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접했다.
'서시. 길. 십자가.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포함한 많은 작품.
그분은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아니던가.
우리 역사의 암흑기에 맑고 순수한 영혼으로 조국과 자연을 사랑하던 시인.
시대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많은 시를 쓰신 분.
잠시나마 시와 사람과 지나간 시간을 만나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생전에 사용하신 책상과 침대를 재현한 곳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시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28세에 생을 마감한 분.
그러나
'죽어서도 사는 삶' 그 분은 윤동주 시인이다.
도슨트는 우리에게 윤동주와 더불어 특별한 두 분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했다.
스승인 '이양하 교수'와 친구' 정병욱 교수'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가며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3권 엮어 한 부는 은사인 이영하 교수에게 ,
같은 방에서 하숙하던 후배 정병욱에게 한 부를 맡기고
나머지 한 부는 본인이 간직싸고 일본으로 간 후 안타깝게 옥사한다.
훗날 정병욱 교수는 원고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고 하여 책을 출판하게 된다.
친구의 도움으로 윤동주는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우정인가.
화려하고 싱그러운 봄의 한 가운데서 실로 오랜만에 젊음이 숨 쉬는 캠퍼스에서 바람과
꽃에게 미소를 보내며 내게도 젊음이 잠시 초청된 듯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걷는 시간.
나는 친구들의 권유로 시인의 '자화상'을 낭독하기도 한 기억에 남을 귀한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