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by 김인영







친구에게(나마스테).
그리운 그대 어떻게 지내시는 지요?
도로변에 피어있는 장미꽃을 보며 함께 걷던 장미 정원을 잠시 기억해 보았지요.
그날 우리의 정열은 저 장미꽃 같은 진홍빛 바로 그 색이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생각하면 즉시 실천하여야 했고. 옳은 길이라면 주저함이 없이 따르려 했었지요. 그런 그댈 참 많이도 사랑했노라고 감히 말하렵니다.
우리의 젊은 날은 장밋빛 그 선명한 붉음과 누구라도 취하게 만드는 그 향기로 기억하고자 합니다.
야생마 같은 젊음을 이토록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날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눈가에 세월의 흔적을 달고 다니며 세월의 흔적을 지우려고 별로 원치 않는 물도 정량을 채우려 마셔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산이 있는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같은 눈높이로 고요해진다.’
이 글을 읽고 전 잠시 긴장했지요. '초모룽마' '세계의 어머니 여신'이라는 뜻을 지닌 에베레스트 산에선 그렇게 된답니다.
티베트의 세르파족에게 한 생애의 삶이란 그저 하룻밤 나그네가 자고 가는 허름한 여관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소망은 소박하기 그지없답니다. 집집마다 달려있는 깃발에 담긴 소망은 겨우 '거친 바람 부드럽게' ' 찬바람 따뜻하게 '정도랍니다.
더 큰 T.V도 더 빠른 자동차도 원치 않는답니다. 아직 문명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신으로 가는 길에 대한 아스라한 꿈을 그들이 버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제가 늘 말하는, 한번뿐인 우리의 삶에 대한 나의 열정과 애착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아침이 되면 새날에 대한 감사함을 주신 그분을 잠시 생각하곤
무장을 한 채 삶의 터전으로 나가지요.
누구보다 빨리 달려야 하고 남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탁월한 직장에
출근하길 원하며 좋은 사돈을 맺게 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모조차도 신이 내게 주신 것을 바꾸어 서로 비슷하게 정말 예뻐집니다.
우리에겐 조금 처짐은 인생의 낙오를 의미합니다. 가끔씩 혼자서
길을 떠나는 삶을 우리는 용납하기 힘들지요. 내일의 진도에 착오가 있게 되니까요. 이런
우리에겐 같은 눈높이가 있을 수가 없지요. 누구보다 더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며 살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 같은 눈높이로 살다니요. 절대로 그리할 수 없을 겁니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사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 그리 허겁지겁 살다 보면 어느 날 소풍길 마칠 때 너무 허전하지 않을까요?
숲에서 달려온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도 못 듣고,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이 당신에게 알려 주고 싶어 했던
그 비밀의 문을 열지 못한 것이 아쉽지 않을까요?
결국 우린 온 곳으로 돌아가잖아요. 가져갈 것 없잖아요?
무얼 그리 챙기세요? 가볍게 살자고요. 몸이 원하는 대로 자연스레 웃고 자고 노래하고 춤추며 살자고요.
깊이 생각하면 그 무게로 우린 결국 주저앉고 싶을 것 같거든요.. 맑은 별 하나쯤은 가슴에 묻고 살자고요.
젊은 산 히말라야산을 오르며 산꾼들이 쓰는 말이 있답니다.
'나마스테'
'안녕하세요'라는 네팔어랍니다. 또 이 말은 안녕히 가세요.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는군요. 사람 사이 소통의 시작이자. 마지막 뜻을 담은 이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서열로 보지 않고 같은 높이로 눈을 맞추고서야 서로 통하는, 그런 눈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름다운 말 '나마스테'를 뇌어봅니다. 환한 미소 지으며 당신이 지금 만난 이에게 속삭여보셔요.
당신의 마음에도 그의 마음에도 진홍빛 장미꽃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평화가 아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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