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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희 책여울 Feb 24. 2023

도서관 프리랜서 도전기

도서관에서 인생 색깔을 찾다

  나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한 번뿐인 인생에 어울리는 내 인생 빛깔! 별다른 소질도 없고 책 읽는 것 하나로 인생을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는 공공 도서관 프리랜서로 2000년부터 독서 수업을 했다. 초등학생은 물론 청소년, 군인, 교사, 학부모까지 폭넓은 연령을 대상을 만났다. 도서관 수업을 하며 느꼈던 경험담을 글로 정리하고 싶어 틈날 때마다 메모를 했다. 도서관 수업에 바친 내 시간을 정리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이 일이 나에게 힘이 되었듯 경력이 단절되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삶의 힌트를 줄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이 글들을 브런치에 올리고 싶었다.

   

 민족스런 글은 쉽게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글을 써야 한다고 스스로를 독려하며 나를 보여주는 세 가지 키워드인 책, 도서관 수업, 도서관 프리랜서의 시골 생활에 대해 적어나갔다. 그동안 도서관 수업이 많아 조용히 글 쓰기에 몰입할 여유가 없었다. 도서관 독서 수업 강사이면서 두 아이 엄마였고 연로하신 양가 부모님을 보살펴야 할 임무에 교육대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이기도 했다. 나의 두 아이가 어린이에서 성인이 된 20여 년의 시간이 거짓말처럼 지나갔고 나는 이제 비로소 나만의 여유를 갖게 됐다. 그동안 써 놓았던 노트가 책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급하게 쓰기만 했지 정리할 여유가 없었던 시간들이 지나고 드디어 그 노트 속을 들여다보며 글다운 글로 만들 시간을 얻게 됐다. 이런 작업을 브런치 앱에서 하리라 마음먹으니 생각만 해도 떨린다.





 소심했던 어린 시절 책 읽는 시간이 몹시 행복했다. 평상시엔 재투성이 모습이지만 책만 펼치면 신데렐라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자주 도서관에 갔고 도서관은 언제나 나를 반갑게 맞아줬다. 그리고 결국 20년 이상 도서관에서 독서 수업을 하며 살게 됐다. 도서관 수업하며 사는 삶이 신기했고 맘에도 들었다. 무엇보다 도서관 분위기가 좋았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서선생님들과 열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도서관에 오신 분들과 여러 가지 수업을 했고 그 책임감이 나를 성장시켰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돈도 벌 수 있었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 오늘의 내가 되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실 거다.  나도 책을 좋아하는데 도서관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솔깃하지 않을까? 특히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이 보시면 좋겠다. 특별히 도서관에서 수업하고 싶으신 분들, 아이를 보면서도 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 보시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아이를 키우며 도서관을 다녔고 도서관 선생님으로 20년 이상 지냈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나만큼 이 길을 알고 계신 분은 많지 않을 거다.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가 몇 천 개가 넘는다. 대부분 수업에서 만난 학습자들이며 종강 후 연락하는 분은 몇 분 안 된다. 그래도 연락처를 지우지 않는 이유는 그분들과의 시간들이 소중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랑과 응원 덕분에 이렇게 오랜 시간, 일을 할 수 있었다. 별이 빛나는 시간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브런치 앱에서 시작하겠다. 



p.s: 위의 이미지는 사랑하는 동생 성녀 씨가  내 글을 응원하며 그려준 거다.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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