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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희 책여울 Jan 08. 2024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견디셨나요?

브라이언 플로카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


2020년 1월 명절에 중국 청도여행을 예약해 놨었다. 짧은 명절을 이용해서 가는 여행은 우리 부부가 누렸던 행복 중 하나였다. 그런데 코로나가 덮쳤던 거다. 흑사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갔던 역사를 모르진 않았지만 설마 코로나가 그러겠어하는 안일한 예감은 완전히 빗나갔다. 여행사의 예약은 물론이고 내가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모든 수업이 잠정 휴강이 됐다. 살다가 이런 경험도 다 하는구나... 정말 이상한 시간들이었다. 바쁘게 살던 나는 사실 그 시간들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유튜브 계정도 만들어 나름 잉여의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려 했다. 그런데 끝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들 시간들! 


브라이언 플로카 그림책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2020년 전 세계를 스톱시킨 팬데믹의 이야기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우리들의 2020년 봄날이 이후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생각해 봤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무척 힘들었고 앞으로 어떤 시간이 펼쳐질까 두려웠던 시간이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엄마를 뵐 수 없었고 그때 나는 하필 발목을 다쳐 한 달 이상 깁스를 하고 있었다. 돌아보니 막막했던 그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뉴욕의 팬데믹을 그리고 있다. 작가님은 그 막막한 시간을 창 밖을 달리는 자동차, 자전거 등 탈것을 그리며 견뎠다고 했다. 특히 2020년 봄날 저녁 일곱 시! 외로운 시간을 버티던 동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외쳤다. 북을 치기도 하고 냄비를 두드리며 나팔을 불었단다. 그 광경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 그 속에 나도 박수를 치고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초등 4학년 이상 읽으면 좋겠다. 2020년 팬데믹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친구들과 이 책 읽고 이야기 나누면 참 좋겠다. 그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워크시트지를 만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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