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왜 내가 우울증 약을 먹어야 해?

약에 대한 불신, 마음의 감기, 새로운 경험, 현실 부정

by 찡순이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솔직히 제대로 먹지 않았다.

사실 처방만 받고 먹기 싫었다.


" 내가 왜 굳이 이런 약을 먹어야 하지?"

" 내가 이렇게 나약하고 약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인가?"

" 나중에 이직할 때 문제가 되면 어쩌지?"

" 남들이 선입견을 갖게 되면 어쩌지?"


병원 진료 전, 대기실에 있을 때

나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갔다.

혹시라도 누가 알아볼까 봐 힐끔힐끔 옆사람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내 순서가 될 때까지

막연하게 핸드폰만 두들긴다.


원래 신경과 원장님들은 무뚝뚝하나?

정말 간단한 질문들만 하고

바로 약처방을 해준다

" 3주 후에 오세요."


나는 이렇게 심각한데 고작 몇 분만 면담하고

바로 약 처방..

약값도 싸지도 않다.


" 아 내가 지금 약을 먹을 정도로 많이 힘들구나."


진통제 마냥 약 효과가 바로 나타나면 좋겠다.

하지만 꾸준히 먹지 않으면 약은 효과가 없을 것이고

진료받을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과 염려 속에서 혼란을 느끼며

잠이 든다.


" 오늘 하루도 어떻게 버텼지?

다행이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늘 하루 잘 버텼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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