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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불필요한 세상

신 군주론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오히려 법이나 헌법을 말하는 경우"라니... 뭔가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속마음이 뭘까 궁금해지는 상황이잖아? 친구의 그 의문, 충분히 이해돼!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어. 딱 하나로 정답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 볼까?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 자신이 한 행동이 비록 법을 어긴 것이더라도, 더 큰 틀에서의 '정의'나 '헌법 정신'에 비춰볼 때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일 수 있어. 예를 들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법에 저항하면서 "이것이 진정한 헌법 정신에 따른 것이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야.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수단: 자신의 잘못을 감추거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잘못이나 과거의 법 위반을 들추면서 "당신도 법을 어겼으면서!"라고 공격하는 경우도 있어. 이때 '법'이나 '헌법'을 언급하는 건 상대방을 도덕적으로 몰아붙이기 위한 무기처럼 사용되는 거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법을 이용하는 경우: 법을 어기면서 얻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혹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법의 절차나 헌법의 기본권을 역으로 이용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어. "나는 이러이러한 헌법상의 권리가 있으니 내 행동은 문제없다"라고 주장하는 식이지.

진정으로 법치주의나 헌법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예외를 주장하는 경우: 평소에는 법과 헌법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처한 특별한 상황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때문에 일시적으로 법을 어기게 되고, 그때 자신의 행위를 설명하거나 설득하기 위해 헌법의 정신을 이야기할 수도 있어. (물론 법적으로 정당화되기는 어렵겠지만 말이야.)

이중적인 태도: 겉으로는 법과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법을 어길 수 있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일 수도 있어. 이런 경우, 법이나 헌법에 대한 언급은 그저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한 가면일 가능성이 높지.

범법자가 가장 먼저 준법을 외치고 공정을 외치는 이 세상에 연 법은 필요한가 묻고 싶다.


친구가 본 상황이 어떤 맥락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저런 여러 가지 복잡한 심리나 의도들이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법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3],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이나 이익에 따라 법을 다르게 해석하거나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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