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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선생님을 울렸어요

엉뚱한 아이가 신나게 사는 별 - 10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노크 소리가 났어요.

미영이 엄마였어요.

선생님은 혹시 무슨 일인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미영이가 또 말썽을 일으켰고 선생님은 이번만큼은 크게 혼을 냈던 거예요.

미영이가 이유 없이 한 아이의 볼펜을 빼앗는 과정에서 아이의 손등을 물어버린 거죠.

그래서 미영이의 손을 들게 하고 세워둔 건데, 하나도 잘못한 기색이 없길래 야단을 더 쳤어요.

아침부터 그 애 엄마가 학교를 찾은 건 분명히 따지려는 게 분명했어요.


미영이는 늘 말썽만 일으키고 있는 아이였어요.

선생님 말씀도 잘 듣지 않기도 하지만 그 말썽이 더 심해져서, 반 아이 중 울지 않은 아이가 없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가끔 미영이 엄마와 통화한 적도 많았지만, 이번 일만은 그냥 넘길 수 없어 미영이를 혼낸 거지요.

“안녕하세요? 어머니. 미영이 담임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미영이 엄마는 차근차근 얘기를 꺼냈어요.

미영이 엄마는 별다른 아이라고 생각지도 느껴지지를 못할 만큼 보통 아이인 줄 알았다고 했어요.

“선생님과 통화할 때도 그냥 미영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 줄 알았어요.” 선생님은 고개를 숙이며 조곤조곤 말을 꺼내는 모습에 안도도 했지만, 당혹감도 어쩔 수 없었죠. ‘이렇게 잘못을 아는 엄마 밑에도 자기 잘못을 모르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니…….’


그날 미영이 엄마는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아이를 돌보겠다며, 다시 한번 본인의 실수를 밝혔어요.

선생님은 그 말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이튿날 미영이는 등교하지 않았어요. 아침에 미영이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었거든요.

“아이와 며칠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선생님은 유리알처럼 밝은 얼굴로 미영이의 현장 체험 신청서를 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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