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의도된 기이한 행동
남의 뛰어난 재능을 보면 사람들은 칭찬과 격려를 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과시하는 순간, 공격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말했지만, 인간의 가장 큰 본능은 쾌락과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 쾌락과 허영심은 남과 자기를 비교한 우월감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함께 어울려있는 가운데 어느 누가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적 모욕감이나 피해를 주는 일이다. 이 미움과 분노는 어떤 식으로든 보복하려는 의지로 나타난다. 따라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재능을 감추는 위장 가면을 쓰는 일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다는 것을 애써 보여야 한다. - 쇼펜하우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우리 속담도 있다. 너무 뛰어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기 쉽다는 말이다.
수도 없이 목격담으로 전해지는 이상의 기이한 행동들은 이런 까닭으로 의도된 고육지책의 행동이었을 것이다. 작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역시 자신을 숨기는 가면을 쓰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이상에게 적은 제국주의 왜놈뿐만이 아니라, 이상의 뛰어난 재능을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