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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Feb 13. 2023

한글 배우기 쉽다고 쉬운 글로 착각, 한국 현대시 오독

실질 문맹률 75% 한국 현대시 오독의 거대한 비극을 낳다 - 김유섭

  시인이신 강인한 선생님께서 카페 푸른 시의 방에 올린 글을 보았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배우기 쉬운 한글의 편리함 때문인지 전 세계에 자랑할 만큼 전체 국민 중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글 문장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은 놀랍게도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칠고 험한 범죄자를 다루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검찰들 언어가 뒷골목의 불량배 못지않게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게 웃지 못할 현실이라고 합니다." 중략... 

    

  강인한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문해력 문맹률인 실질 문맹률 75%로 인한 우리 사회의 문제는 비단 검사집단이나, 지배계층의 언어 사용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실질 문맹률 75% 한글을 사용하는 첨단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현대시 해석에 거대한 오독의 비극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김소월, 이상, 백석, 한용운, 김수영의 대표작이라고 알려진 작품들의 해석이 오독으로 이어진 처참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오독의 원인이 무엇일까? 역시 한글 문해력 문맹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446년 세상에 반포된 한글은 그 후 577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나마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불과 40~50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교를 추앙하는 지배계급의 한자에 짓눌려서 500년 동안 냉정하게 말하면 버려둔 문자에 지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에서 한글을 사용했고 놀랍게도 일제강점기 한글학회(국어연구학회~ 조선어학회 등)가 한글을 살리려는 기적의 노력을 했었지만, 조선 민족은 일본 제국주의 글을 쓰고 일본 제국주의 말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해방 이후는 어떠한가? 

     

  여전히 한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와 새로운 지배 언어인 영어로 몰려갔다. 1970년 국한문혼용이 폐지되고 겨우 50년 지났다. 문제는 한글로 표기된 한자 단어를 아느냐 모르느냐 또는 한글로 표기된 외국어 단어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한글 문해력의 근원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글의 특징이 무엇인지! 세종대왕이 왜 훈민정음에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 라고 했는지, 왜 한글을 소리글자로 만들었는지, 한글학자들이 분발해서 더 많이, 더 널리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글의 원리와 한글을 창제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글을 어떻게 쓰고 읽어야 하고 또한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 낼 것인지 등을 우리 사회가 한글 학자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그리고 백석의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를 연애시로 해석하는 비극을 막는 일이고 이상의 「오감도」를 초현실주의, 자위, 섹스, 각혈, 정신분열, 모더니즘 등으로 읽는 참혹의 폭력을 막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한용운의 「님의 침묵」, 김수영의 「풀」의 의미를 몰라 거의 100년을 허비하는 무한 오독의 어리석음을 끝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감히 한국인의 한글 문해력 문맹률이 100%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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