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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ck Oct 14. 2022

비건이 도대체 뭔데?  

<나의 비거니즘 만화>, 보선, 푸른숲

<나의 비거니즘 만화>보선푸른숲  

          

                    

#비건 #채식주의자 #동물권 #작은실천 #완전하지않아도괜찮아 

#삶의태도 #삶의방향 #공장식축산 #불편한진실 #공존 
   


비건이 뭐지?  


  노랗게 익어가는 삼겹살의 향기. 

  바삭바삭하게 튀김옷을 입은 치킨의 유혹. 

  이것은 갈비인가? 치킨인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고기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모습들이다. 그래서인지 비건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다. 이 만화를 보기 전까지는 비건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유별나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었다. 굳이 맛있는 고기를 왜 거부할까? 혹시 자기 몸에 좋은 것만 먹으려고 그러는 건가? 아니면, 관심받고 싶어서일까? 그런데, 이 만화를 보고 ‘나도 한 번 비건이 되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일상에서 조금씩 실천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콩고기를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 만화는 비건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에게는 비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안내해주고, 이미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동기부여를 통해 비건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응원 해주고 있다. 비건은 단지 고기를 거부하고 채식만 먹는 것이 아니었다. 이 만화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고 있듯이 삶에 대한 가치관이고 삶의 방향성이자 태도였다.        


불편한 진실들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보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슬퍼진다."


  이 만화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건 어쩔 수 없다. 사회는 원래 그런 거다. 나 혼자 무엇을 바꾸겠는가?'라고 포기하며 살아간다. 이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진실을 보려고 노력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공장식 축산농장의 현실이 그러하다. 

  공장식축산이란, 공장에서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듯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량을 만들려는 가축 사육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긴다. 넓은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나무들을 베어내고 목초지를 만든다. 그리고 그곳에 전체 메탄가스의 25%를 만들어내는 소를 키운다. 이렇게 자란 가축들(하루에 2억 마리의 동물들)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기 위해 자기의 삶을 온전히 누리지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좁은 우리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는 가축들의 사진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몰랐던 사실들  


  '키가 크려면 우유를 먹어야 한다. 우유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있다.' 등등 우유에 대한 많은 견해 들이 있다. 그에 앞서 우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먹던 우유가, 맛있게 먹던 소고기들이 새롭게 보인다.      

  우유는 젖소에서 나온다. 젖소는 그냥 하나의 품종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젖소라는 품종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암송아지는 젖소가 되고, 수송아지는 농장으로 가서 사육되어 고기로 팔려 간다. 암송아지는 태어난 지 12개월이 되면 강제로 임신을 시킨다. 긴 관으로 정액을 주입해 인공수정을 시킨다. 그리고, 우유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조명, 사료, 온도 등의 통제된 농장에서 305일간 매일 40kg의 우유를 짜낸다. 임신한 지 10달이 지나 송아지를 낳으면 송아지와 이별한다. 송아지가 먹어야 할 우유를 사람이 마시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나면 또다시 임신시킨다. 이런 과정을 3년 정도 반복하면 젖소는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지친다. 그런 젖소는 도축장으로 가게 된다. 겨우 3~4년을 힘겹게 살아가다가 죽는 것이다. 소의 자연 수명이 15~20년 임을 감안하면 정말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            


  이러한 동물들의 아픔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책을 통해, 영상을 통해. 그런데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아닐 거야. 인간이 이렇게 잔인할 리가 없어? 정말 이럴 리가 없어. 일부만 이럴 거야? 다 이렇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모든 농장이 다 이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장은 이렇다. 최근 동물복지농장이 생겨나고 있다. 동물복지 농장에서는 소 한 마리당 일반 농장의 2배가 넘는 공간을 제공하고, 사료의 60% 이상을 풀로 주고, 실외 자유 방목장 시설이 의무화되어 있어 소가 스트레스받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농장에 비해 극소수에 불과하다. 2018년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전체 사육두수 대비 인증 농가 사육두수 비율로 보면 산란계 2.4%, 육계 5.3%, 돼지 0.3%, 젖소 0.3% 정도에 불과하다아직도 한우와 염소오리 농가 가운데 인증을 받은 농장은 없다더 많은 사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완벽한 비건 1명보다 불완전한 비건 100명이 낫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건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삶의 방향성이다. 굳이 따지자면 비건의 종류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포함한 다른 존재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고통을 줄이려고 하는 삶의 태도이다. 비건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축산 산업의 문제점, 인간답지 않은 잔인함, 동물들에 대한 학대, 환경 문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러니 완벽할 필요는 없다. 매일 고기를 먹던 사람이 앞으로는 ‘1주일에 한 번만 먹어야지’라고 결심하는 것도 좋다. ‘소고기는 먹어도 이제 닭고기는 안 먹을래.’ 이것도 좋다. 매일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사람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1년에 365개의 일회용 컵을 줄이는 셈이다. 작은 하나하나가 모여 소소한 변화가 되고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TIP. 함께 생각해보자   

  

1. 비건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영화 <옥자>, 봉준호 감독틸다 스윈튼폴 다노안서현 출연

  살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는 많은 고기를 얻기 위해 슈퍼돼지를 만들었고, 시범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기르게 된다. 끔찍할 정도로 도살당하는 동물들. 영화이기에 좀 더 부드럽게 완화해서 표현했다는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난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동물을 먹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돈을 벌기 위해 공장식축산으로 동물들을 가혹하고 잔인하게 도살하고 있다. 우리에게 이럴 권리가 있는지 분명 되짚어 생각해볼 문제다.  


책 <아무튼비건>, 김한민위고 

  예전에 <햄버거 커넥션>을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은 그 때 다소 충격을 받은 듯 말했다. “너무 억지 아니에요?”. 그렇다. 억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는 많은 고기를 먹고 있다. 문제는 동물도 감정이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와 소가 어떤 점이 다를까? 소는 먹어도 되는가? 이 책의 저자는 나와 남을 가르는 ‘타자화’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동물의 아픔에 무감각해지는 이유다. 단 한 번만이라도 동물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아픔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책 <고기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황주영안백린들녘 

  캠핑 가면 통과의례처럼 하는 행위가 바로 바비큐 파티다. 왠지 이게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랄까? 이런 상황에서 ‘나는 비건입니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그런데도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렇게 외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철학자와 셰프가 함께 쓴 이 책은 ‘비건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윤리적 이상과 ‘정말 비건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 조건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2. 공장식축산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3. 동물복지 농장이 더 많아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4. 비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비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요? 

   -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 비건 생활을 해볼 의향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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