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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ck Oct 18. 2022

우리 설화에 담겨있는 따뜻함

<신과 함께>, 주호민, 문학동네

<신과 함께>주호민문학동네 



#우리신화 #저승 #이승 #신화 #지옥 

#염라대왕 #창세신화 #영화신과함께 #재판 #죄와벌  
       

웹툰계의 전설이 되다 


  영화 <신화 함께-죄와벌>(1,400만), <신과 함께-인과연>(1,200만) 모두 1,000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신과 함께-죄와벌>은 국내 상영 영화 중 관객 순위 역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흥행했다. 12세 이상 관람가였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많이 보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 영화의 원작은 웹툰이다. 영화는 웹툰을 기초로 하고는 있으나 흥미를 위해 여러 가지 차이를 두고 각색했다. 이러한 흥행을 예상했는지 웹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미 책으로 출판되었던 이 웹툰은 개정판으로 좀 더 산뜻하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누적 판매 50만 부를 돌파한 웹툰계의 전설이 되었다.      


OSMU(One Source Multi-Use) 


  많은 웹툰이 이미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웹툰 작가 1세대라고 불리는 강풀의 웹툰들은 영화로도 크게 흥행했었다. <아파트>를 시작으로 <순정만화>, <이웃 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등. 하지만, 그 이후 웹툰 원작을 영화로 각색한 경우는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긴 웹툰의 서사를 2시간 정도의 영화로 담아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더 좋은 흥행을 하게 된다. <치즈인더트랩>, <이태원 클라스>, < 미생>, <송곳>,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경이로운 소문>, <좋아하면 울리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 <유미의 세포들>, <나빌레라>, <내일>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아무래도 긴 호흡을 가진 웹툰의 서사는 드라마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그런데, <신과 함께>는 이러한 공식을 깨고, 과감한 각색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로 만들어냈다. 

  우선, 웹툰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진기한 변호사를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다. 강림 처사가 주로 변호를 대신하고 있다. 또, 희생하는 직업인 소방관을 설정해 김자홍의 직업으로 삼았다. 귀인에 어울리는 콘셉트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는 모성애를 강조하여 다소 교훈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개해나간다. 가족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서일까? 아직도 우리는 '교훈과 감동'이라는 교과서적인 용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좋은 책의 기준’을 적어보라고 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교훈’이다.


완결이 아쉽다 


  웹툰 <신과 함께>는 총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죽은 자를 심판하며 지옥을 넘나드는 저승편, 집을 지키는 가택신의 이야기 이승편, 그리고 신들의 탄생과 사건을 다루고 있는 신화편. 이 3가지 이야기를 종합하여 영화로 각색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에서는 저승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되, 앞서 이야기한 대로 진기한 변호사 대신 강림 처사가 변호하고, 희생의 아이콘 소방관 김자홍의 죄를 찾아 재판해 나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연>에서는 이승편의 가택신을 중심으로 덕춘과 해원맥의 과거 이야기를 하며 신화편에 있는 내용을 엮어 재미를 주고 있다. 

  이렇듯 영화와 웹툰의 차별화를 통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웹툰을 찾아 읽으며 더 깊이 있는 주제들을 탐구해볼 수 있다. 특히, 진기한 변호사의 목소리는 마치 작가의 대변인 같은 느낌을 주며, 변호할 때는 슬쩍 사회문제를 제시하고 비판하며 죄와 벌의 관점을 새롭게 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완결은 아쉬움을 남긴다. 더 많은 신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웹툰 <내일>처럼 더 많은 사회적 이슈들, 문제들을 에피소드로 만들어 주거나, 우리의 많은 신화를 재해석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이 움직이다 

        

  신화라고 하면 보통 나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 로마신화의 경우, 무엇이 우리와 관련이 있을까? 제우스의 번개일까? 하데스의 지하세계일까? 최대한 인간의 모습으로 신을 그렸다고는 하나 잘 모르겠다. 물론, 재미는 있다. 북유럽 신화도 마찬가지다. 어벤저스 시리즈로 유명해진 토르나 오딘, 로키가 내 삶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냥 재미있을 뿐이다. 우리 삶과 관련이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유럽 사람들에게는 분명 의미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면 마음이 울린다. 왜일까? 우선, 저승편과 이승편은 우리의 일상과 관련이 많다. 특히 저승편은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며 죄와 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고, 이승편에서도 가택신의 모습을 통해 고마운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신화편에서도 우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만화는 문학 교과서에 실려 있다.  


우리 신화를 찾아서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웹툰이 된 신화’라는 소제목으로 이 만화가 실려 있다. 제주도 창세신화인 <천지왕 본풀이>를 재해석하고 있는 '대별 소별전'이 바로 그것이다. 두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이 생겨 혼란스러울 때 활로 쏘아 사라지게 하는 이야기다. 단순히 매체만 바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고, 각 캐릭터에 새로운 성격을 부여해가면서 개연성을 높이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해낸 것이다.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모든 사람이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민주주의적인 현대사회의 모습을 반영했다. 이런 점에서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은 만화라고 생각한다. 

  정작 잘 알고 있어야 할 우리 것들을 우리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신화보다는 그리스 로마신화나 북유럽신화에 더 관심을 둔다. 제우스는 알고, 토르는 알아도, 마고는 모른다. 김치나 태권도만 우리 것이 아니다. 우리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고 한국적인 것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판소리도 좋고, 도자기도 좋다. 우리 것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우리나라에도 많은 신화, 전설, 민담들이 있다. 이런 설화들을 이용해 많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TIP.  함께 생각해보자


1. 우리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범 내려온다>, 이날치 밴드

  누군가는 우리 것이 아니라고도 하고, 우리 문화를 깎아내렸다고도 한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예술도 달라져 왔다. 조선시대 한복을 우리는 지금 입지 않는다. 지금도 한복을 입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량 한복을 만들어 대중성을 가져왔다. 아이들에게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을 들려준 적이 있다.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우리 것인데. 분명 우리 것인데 관심도 없다. 안타까웠다. 아무리 재미있는 박타령의 자진모리 장단에서 휘모리로 넘어가는 마치 현대 랩과 같은 대목을 들려주며 쇼미더머니의 랩처럼 따라 해 보자고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중화란 별것 아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인 ‘범 내려온다’를 기억할 테니까 말이다.       

만화책 <곰선생의 고전만화 해제 :고만해-소설편>, 이정호 글김경호 그림 ,길찾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지루하기만 했던 고전소설을 만화로 보니 재미있다. 환상소설로 볼 수 있는 만복사저포기, 장화홍련전, 설공찬전, 숙영낭자전, 영웅소설인 홍길동전, 조웅전, 최고운전, 홍계월전, 박씨전, 우의소설인 국순전, 공방전, 토끼전, 장끼전, 애정소설인 심생전, 주생전, 춘향전, 채봉감별곡, 가정소설인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론, 최척전, 마지막으로 풍자비판소설인 양반전, 허생전, 호질, 광문자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소설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우리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보자.             


웹툰, <도자기>, 호연

만화책 <도자기>, 호연애니북스

  제목이 마음에 든다. <마음을 담은 그릇, 도자기>. 한국사 책이나 박물관에서 순식간에 보고 넘겼을 도자기들에 이런 사연과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자기는 아니어도 도예 공예나 그릇을 직접 만들어 보면 알 수 있다. 책에서 본 그 그릇이 얼마나 만들기 힘든 것인지를. 그래서, 꼭 권한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에 반드시 도예 체험을 해보시라. 그리고, 이 책을 보면 얼마나 위대한지 정말 마음을 담은 그릇이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박물관에서 우연히 도자기를 보게 되면 발걸음이 저절로 멈출 것이다.   


2. 웹툰과 책영화드라마의 매체 차이를 알아보자

   (1) 웹툰을 책으로 출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매체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보자. 

   (2) 웹툰을 영화로 제작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말해보자.      

   (3)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3. 우리 전통에 대해 재해석하고 있는 예들을 찾아보자

     - BTS 뮤직비디오 경복궁, 경희궁 공연. 

     - 이날치 밴드 공연.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범 내려온다”


4.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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