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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ck Oct 18. 2022

질문을 통한 역사체험

<피터 히스토리아>, 교육공동체 나다 글, 송동근 그림, 북인더갭

<피터 히스토리아>교육공동체 나다 글송동근 그림북인더갭


            

#승자 #패자 #질문 #사실 #진실 

#사관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제국주의       


사실과 진실의 차이


  개념을 정의하는 일은 참 어렵다. 예를 들어, 시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시간이란 무엇인가? 정말 어렵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국어사전의 사전적 의미로는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역사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한 인물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E.H.카’이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을 끊임없는 상호작용하는 과정, 즉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아마,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청소년들도 이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역사가는 사실에 근거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실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 당시 신문의 사진을 보며 훗날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에 대해 아이들과 수업 시간에 이야기했었다. 미국의 포로로 잡힌 이라크 군인의 사진이었다. 미국에서는 물을 주는 장면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며 우리는 포로에게도 이렇게 물을 주는 위대한 나라인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이라크에서는 포로를 향해 총을 든 사진을 보도하며 미국의 비인간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양쪽 모두 전체의 일부만을 보도한 것이다. 즉, 이라크 군인 포로의 왼쪽에 있던 미군은 물을 주었고, 오른쪽에 있던 미군은 총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각 국의 보도가 가짜는 아니다.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니다. 관점에 따라 역사는 얼마든지 다르게 기록될 수 있다.  

   

반 쪽짜리 역사

      

  그래서인지 우리는 역사하면, 강자의 역사를 떠올리곤 한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서도 순수한 원주민들이 침략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참 답답해하며 보았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책 <육식의 종말>(제레미 리프킨, 시공사)에서도 끔찍한 일들이 많이 나온다.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이 원주민들에게 한 만행도 최근에서야 한둘씩 알게 된 것들이다. 원주민들에게 많은 악행을 저질렀으나 가장 끔찍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버팔로 대학살이다. 원주민들의 주식이었던 버팔로를 학살하여 옥수수를 심게 만들고 노예처럼 종속되게 만들어 버렸다. 

  역사는 이렇게 지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다. 강자의 관점에서 약자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진실과 사실이 다르고, 어떻게 기록하느냐에 따라 좋은 사람을 나쁘게도, 나쁜 사람을 좋게도 만들 수 있다. 너무 비판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가 그러하다. 

                                                    

패자의 역사          


  앞서 말한 대로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려를 건국한 후 시행한 중요한 국가사업 중 하나는 바로 역사서 편찬이다. 이는 고려라는 나라의 정당성을 알림과 동시에 고구려, 신라, 백제는 이제 책에서나 볼 수 있을 뿐, 현실에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사업 중 하나인 셈이다. 그래서,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의 역사책을 만들었다. 

  이렇게 승자의 역사는 역사의 반쪽만 아는 셈이다. 패자의 역사는 최대한 배제한다. 결국 우리는 승자의 역사만 알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반쪽인 패자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온전한 역사를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만화는 패자의 역사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구성되었다. 주인공 피터가 시간여행을 하며 승자가 아닌 패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보여 준다. 강대국의 논리에서 벗어나 온전한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아마, 이러한 역사에 대한 접근이 생소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어 준다.


질문의 힘


  패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역사를 보여줄 것인가? 궁금했는데, 바로 질문을 통해 생각하게 만든다. 보통의 역사책들이 그러하듯이 단순히 시간의 순서에 따른 정보 전달이 아니라, 국가란 무엇인가? 법이란 무엇인가? 전쟁은 왜 하는가? 역사는 왜 왜곡되는가? 진실은 무엇인가? 자유는 무엇인가? 등의 어찌 보면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각 시대에 적절한 답을 찾아가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 피터는 시간 여행을 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나라, 왕, 법이 없던 평화로운 마을에 청동기 문화를 가진 우르크인들의 침략을 해 온다. 마치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바이킹이 원주민들을 침략했던 것처럼. 원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끌려가 노예 생활을 했다. 

이 만화에서 노예로 끌려간 피터는 이렇게 생각한다. 왜 우리 마을에 외부인들이 나타나서 우리를 때리고, 죽이고 끌고 가는 걸까? 왜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법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가? 

       

온전한 역사 바라보기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히틀러라는 한 인물에게 그 논리적이고 똑똑하다는 독일 국민들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복종하게 되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고, 이해가 되지 않아 수많은 심리학자, 사회 학자들이 연구했다. 에리히 프롬은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통해 ‘왜 자유를 포기하는지’에 대해 썼고. 한나 아렌트는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했고, 스탠리 밀그램은 <복종 실험>을 통해 무서운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이는 모두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것.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그리고, 우리 인간이 만들어가는 역사까지도 끊이없이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강자의 역사만 보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역사의 반쪽만 알고 지낸 셈이다. 온전한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감았던 눈을 다시 떠야 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면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 TIP >  함께 생각해보자.   

  

1.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영화 <아바타>, 제임스 카메룬 감독샘 워싱턴조 샐다나 출연

  <아바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SF 이야기'면서 'IT 이야기'이기도 하고, '역사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바로 '자원 전쟁', '정복 전쟁' 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교감을 이루며 살아가던 원주민 나비족에게 갑자기 나타난 인간이 삶의 터전을 위협한다. 엄청난 돈이 되는 자원을 얻기 위해 나비족의 삶의 터전을 무차별로 폭격한다. 실제로 미국,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많은 원주민이 살아가고 있던 터전을 강한 무기를 가지고 짓밟은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결말과는 달리 실제 역사에서 그들은 저항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사라져갔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책 <전쟁일기>, 올가 그레벤니크이야기장수

  평화롭던 마을이 한순간 잿더미로 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나치즘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겠다'는 이유로 침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전쟁으로 인해 어머니와 이별하고, 남편과 이별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탈출을 시도한 우크라이나의 한 여성의 그림일기이다. 전쟁이 얼마나 잔인한지, 전쟁의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며 가슴이 떨린다. 옆집에 포탄이 떨어지고, 집 앞에서는 계속 총소리가 나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갑자기 난민이 된 이 여성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두 아이와 함께 불가리아로 탈출한다. 그러나, 그 가족들은 여전히 전쟁터에 남겨져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한다.      


책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정우성원더박스

  난민들 뉴스를 보거나, 사진을 보면 모두 안타까워한다. 그런데 정작 난민들을 우리나라에 수용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면, 갑자기 돌변하며 그건 안 된다고 한다. 난민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전쟁으로 인한 피해자들인 경우가 많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 책을 쓴 정우성은 유엔 난민 대사로 활동하며 그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 누구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다. 난민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2. 이 명언을 남긴 사람은 누구인지 찾아 이야기해보자

 (1)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2)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면 과거를 되풀이한다.  


3. 역사를 왜 배워야할까자유롭게 이야기해보자     

(1) 개인은 역사의 영향을 받을까? 안 받을까?      

(2) 개인과 역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4. 역사는 어떻게 기록될까어떻게 기록되어야 할까

  (1) 역사는 진실인가? 사실인가? 진실과 사실의 차이는 무엇인가?     

  (2)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어떻게 기록되어야 하는지 토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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