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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연솔 Sep 21. 2023

나는 요즘 의욕이 없다

글쓰기가 재미없다.

나는 요즘 의욕이 매일 떨어진다. 나는 요즘 원래 하던일을 잘 수행하기가 어렵다. 나는 요즘 벼랑끝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불안증과 우울증이 커졌다. 이유없이 다시 병이 도지듯 또 그렇게 도져버렸다. 아주 간단한 업무수행도 힘들고 회사에선 죄지은 사람 처럼 눈치만 보인다.

나는 요즘 이런 내가 맘에 들지 않는다. 고민고민하다가 메일을 썼다 지웠다 썼다 보냈다. 답장이 올지말지는 미지수. 이것 또한 내 잘못이 아닌데, 나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가슴이 쿵쾅거린다. 나는 눈치를 보고있다. 하루하루 살얼음 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녀의 기분에 눈치를 본다. 나는 그녀가 싫다. 그녀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다. 나는 그런것들을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사람이다. 이타적이며 다정하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믿고싶은 사람이다. 설령 그게 아닐지라도 그냥 그런 척이라도 해줬으면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기적이고 경쟁적이며 아직 살만하기엔 너무 썩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런 그녀의 옆에서 나는 널부러진 식물줄기처럼 시들시들 해져만 간다. 해를 잃고 나를 잃는다. 색채를 앗아간 나의 모든것이 침침하다. 안경을 껴야겠다. 문득 생각한다.

모든게 자꾸 침침해보이니까. 내 먼미래는 희뿌얗게만 보이니까. 그치만 안경을 끼진 않는다. 끼고나서도 선명해지지 않으면 어떡해. 나는 생각보다 더 볼품없는 겁쟁이다.


이와중에 글쓰는게 재미가 없다. 예전엔 재미있게 몇시간씩 쓰다보면 시간도 빨리가고 그랬는데, 요샌바람빠진 풍선이다.

일단 브런치가 재미없다. 뭔놈의 죄다 결혼생활 이혼생활이다. 매일 올라왔다 사라진다.

물론 내 글도 궁금하지가 않겠지. 그래서 내 글은 적어도 비주류인 글은 확실하다. 브런치내에서 주류가되려면 일단 결혼을 해야한다.

애도 이혼경력도 없는 나는 그냥 저어기 뒷방으로 밀려난다.

태어나고싶지도 않았는데 이세상에 태어나서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는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물론 재미진 이야기를 쓴건아니다. 우울에 자기혐오이런이야기도 쓸데없긴 하지.

그래도 그냥 요즘의 브런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기울어져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기 때문에 글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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