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 나타났니? 싶은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눈을 뜨면 퉁퉁 부은 얼굴의 당신이 있을 때.
하얗고 말간 얼굴로 웃으며 눈을 맞출 때.
서로만이 아는 장난, 습관, 취향, 아픔까지 매일 저녁 잘 차려진 한상처럼 내 앞에 놓일 때.
더 이상 이 세계 밖 사람들이 어떤 이름을 붙여주어도 서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이미 서로가 서로뿐이잖아요.
홀로 있는 채로 자식을 길러도.
영원히 둘이서 살자고 다짐을 하여도.
품을 파고드는 반려동물의 따스한 냄새와 함께 하루를 마감하여도.
이름이 다르게 읽히는 사람들끼리 살아가도.
각자의 세계를 관통하며 탐구하는 건 서로에게 서로 뿐 이에요.
장대비에 옷깃이 다 젖지는 않을까.
색이 바뀔 때를 맞춰 무사히 길은 건넜을까.
하루의 일과 중 종종 당신에게 물음표를 띄워 보내요.
당신이 어디에서 왔든 어떤 모습이든 사랑할 거예요.
무엇으로 이어져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깊은 밤을 찢어내며 흘러내리는 피는 붕대를 감아줘요.
우리는 그 붕대로 이어져있을 거예요.
어쩌면 별빛으로.
아니면 저 먼 우주에서부터.
도대체 어디서 이어져있을까 찾으려 오늘도 두 눈을 맞추는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