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모습이 그녀와 비슷할 때
어제는 있는 힘껏 웃을 날이 많아 사진마다 방긋방긋거렸다.
몰려왔던 비구름이 무색할 만큼 금세 해가 뜰 때 겹벚꽃 아래서 활짝 만개한 웃음을 지었다.
너무 아름다워 찰나의 순간이 아쉬울 때 너를 생각한다.
나만 보기 아까운 것들을 바라볼 때 슬퍼한 적 있었으나 이제는 활짝 웃고 만다.
그 웃음 속에 네가 있기 때문이다.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 속에도
첨성대를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에도
길거리의 옥수수에 눈길이 갈 때에도
나는 너를 마주친다.
낭만에 대하여를 즐겨 부르고
찰옥수수와 호떡 같은 길거리 음식을 좋아하고
봄이면 진달래와 개나리 옆에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너를
나는 많이도 닮아있다.
아직도 네가 사무치게 그리 우나
나는 이제 네가 없어도 너를 그릴 수 있다.
거울 속에 헐벗은 나를 통해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 속에서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습관 속에서
나는 네가 존재함을 느낀다.
너는 나를 통해 존재하고
나는 너를 통해 존재한다.
그렇게 우리는 영원히 함께 살아간다고 믿어야지.
나는 이제 너를 피하려 해도 문득 마주친다.
그러니 이제 너에게서 도망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