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목공소를 한 지가 어느덧 11년째에 접어들었다.
모든 자영업, 제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작은 가게를 하나 하다 보면
별의별 손님들을 다 만나게 된다.
그러나 목공소만의 매력 있는 이야기가 있는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가끔씩 나무로 된 온갖 사연 있는
물건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빠와 함께 일하기도 훨씬 전에는 어느 날 한 경찰관이 나무 손잡이가 부러진 38 구경 권총을 들고 와서는 울먹일 듯 큰일이 났다며,
갑자기 부러진 손잡이에 당황을 하면서 이 일이
상부에 알려지면 곤란한 상황이라며 도움을
요청한 일도 있었다.
아빠는 걱정 말라며 기가 막히게 고친 후에 나무 재를 이용해서 색깔까지 완벽하게 수리를 해주었다며 두고두고 자신에게 자랑을 하신 일도 있었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나무로 된 고장 난 손거울을 고쳐달라는 할머니.
흔하디 흔한 싸구려 주방 도구의 나무 손잡이를 고쳐달라는 어머니.
온갖 사연 있는 물건들을 뚝딱뚝딱 새것처럼 고쳐주고서 2천 원, 5천 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리를 해주지만,
때로 나이가 지긋하신 손님이 오실 때면 아빠도 부모님 생각이 나셔서 그러는지 절대로 돈을 받지 않으시고 그냥 수리를 해주시거나 만들어 주신다.
방금은 연세가 지긋하신 노부부 커플이 오셔서는 할아버지께서 걸으실 때 사용하시는 지팡이의 끝부분에 나무를 깎아 고무를 끼워 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끌을 이용해 나무를 다듬은 후에 고무를 끼워드렸다.
기다리시는 동안 갤러리도 홍보할 겸 두 분에게
전시를 보시라고 권해드리며 두 분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드렸다.
아빠는 여느 때처럼 돈을 받지 않으려고 그냥 가시라고 하셨지만 할아버지께서는 기어코 손사래를 치시며 절대 안 된다며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셨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환하게 웃으시던 아빠는 아들인 자신에게 팁이라며 주셨고 모두들 환하게 웃었다.
두 분의 꼭 마주 잡은 두 손과 남은 한 손에는 새롭게 단장한 지팡이로 걸어가시는 뒷모습이 가슴이 살짝 뭉클하게 아름다워 보이며 부러움을 자아냈다.
얼마 전 결혼하여 함께하는 아름다운 신부님과도
그런 모습으로 늙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