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by pyj

오랜만에 마주 앉은 너는 참 늙었다

변한 게 없다는 입 바랜 소리가 무색하게

주름사이로 세월을 가리지도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마알간 계집애 같던 보송함도

달달한 기시샘물 같던 소담함도

굵어진 손마디에 간신히 붙어 있는 살가죽을 이기지는 못했구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길이

눈앞에 정해진 나이기 되어서야

너를 만나 배시시 웃는 것이 참 좋다는 것을 알았다


갈라진 피부 밑 퍼런 혈관을 타고

어린 시절 말라버린 추억을 회상하며

다시 못 볼 너의 주름 사이를 되짚는 것이 나는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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