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오프닝처럼

어둡고 슬픈 것들의 힘.. Hahaha 2010

by 봄작

실연을 노래함에 있어 영원하다고 해도 무방할 우리의 디바 에디뜨 삐아프가 말씀하시길 "사랑은 인생에 꼭 필요하다"고... "사랑을 하고 있으면 불행할 때조차 행복을 느낀다"라고 하셨습니다. 역설의 역설인 듯 한 이 문장을 우리가 한순간에 이해하는 건 얼마나 또 모순적인 진리일까요..


signal ↗↘

M: 이승철-소리쳐


샬럿 브런테의 소설 <제인 에어>에서 그녀는 우울할 때마다 호밀빵을 먹습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딱딱하면서도 입에 익은 호밀빵을 먹으며 자신의 불우와 외로움을 각인시켰겠죠. 몸과 마음의 양식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오늘 하루도 밝고 명랑하고 싶지만 아무리 파이팅을 외쳐도 세상살이는 녹록지 않으므로 어둠으로 가득 차곤 합니다. 홍상수 감독의 호쾌한 영화 <하하하>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배우 김영호가 해 준 말이 있습니다. 긴 칼 옆에 차고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속삭이죠 "어둡고 슬픈 것을 두려워 마라.."

장군의 기세로 말했지만 그건 21세기에 살아온 충무공의 연인처럼 따뜻한 위로였고, 극장 안이 온통 통영 소매물도처럼 느껴지는 여행이었습니다.


새벽 2시에서 4시 반 사이에만 피는.. 어둠이 있어야 어둠 속에서만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나팔꽃처럼 어쩜 삶은 무겁고 침잠하고 기운이 빠질 때마다 살아 일어나는 밤꽃 같은 것... 그럴 수도 있다고 굳게 생각해 보는 동토의 계절 Bomn

작가의 이전글라디오 오프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