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품고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
브런치 스토리에는 글쓰기와 읽기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과 반짝반짝 빛나는 브런치계의 셀럽들이 있다. 어느 날 눈에 띈 이 책 《사람을 사랑하는 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언급한 책은 믿고 읽는 나의 브런치 멘토 류귀복 작가의 추천에 뒤이어, 내 생에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감성 글쓰기의 장인 소위 김하진 작가의 열렬한 응원이 이어졌다. 추천의 글을 보고 있노라니 채수아 작가는 브런치의 대모 느낌이다. 소개 글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인자함 온화함이라니... 나만 몰랐던 건가. 읽지 아니할 수 없다. 김하진 작가님의 이벤트 덕분에 소통할 기회라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럭키비키~
사람을 사랑하는 일, 브런치를 사랑하는 일(김하진 작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니? 그냥 사랑이 아닌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사랑에서 끝나지 않고 사랑하는 일. 제목이 묘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씩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자극적인 향료나 인공 색소로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써 내려간 삶의 기록. 그 속에서 다른 이를 사랑한다는 건 조심스럽고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사랑을 찾고 또 자신을 찾는 지난한 여정을 볼 수 있었다.
천직이 선생님이었으나 몸과 마음의 힘듦으로 그만두게 되었지만 누구보다 제자들을 사랑하고 진실하게 대했음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초등학교 시절 따뜻하고 인자했던 담임선생님이 떠오른다. 어려운 가정 형편, 그럼에도 열심히 하려던 나를 기특해하며 늘 용기를 주었었다. 그 덕분에 이렇게 자라서 제 몫을 하며 살아가고 있고, 작가님의 제자들도 아마 그런 마음으로 선생님을 기억하고 고마워하고 있겠지.
같은 지역에 사니 곳곳에 등장하는 장소와 지명이 익숙해서 왠지 친근하다. 남편분은 회사 선배님이시다. 낯선 공간의 누구가 아닌 왠지 동네 어디에서 스쳐갔을 지도 모른다는 정겨운 마음에 장면이 상상되기도 했다. 다른 이들을 위해 속으로 품고 끌어안는 성정까지. 여러모로 비슷한 상황에 감정이 이입된다.
홀로 힘겹게 자녀를 키운 시어머님 이야기에 홀로 남매를 키운 엄마가 떠올랐다. '영창피아노' 편에서는 이미 3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피아노를 사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엄마가 생각나고.. 조그만 멜로디언으로 악착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던 날 바라보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보들보들한 꽃무늬 원피스를 나눠주는 모습도. 그러고 보니 며느리에게 찐 사랑을 받는 것도..
함께 사는 17년 동안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결국 사랑으로 끌어안고 지금도 추억하며 존경하는 마음이란... 나는 누군가를 그런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까? 언뜻언뜻 보이는 날카로운 말과 거친 행동에도 그 속에 그가 살아온 시간과 고달픔을 헤아리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용서하고 결국 사랑하는... 그게 과연 가능할지 묻게 되지만, 이렇게 할 수 있다고 보여주었기에 의심할 수 없다.
바쁜 하루 끝에, 혹은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을 믿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테니까. 사랑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서툴러도 그 마음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해준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우리의 이야기이며, 다시 한 번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열어볼 용기를 준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주변'을 향한 사랑이 점차 '나'에게로 향해가고, 결국 나와 주변을 모두 아우르며 우리를, 삶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엔딩이 뭉클하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자기 자신을 마음껏 아껴주며 반짝 빛나도록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내 사랑도 당신의 사랑도 덜 힘들고 따스하길..
고운 빛을 받은 주변의 별들도 함께 반짝이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주위를 환하고 따뜻하게 비추는 삶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나는 안다. 내맡김의 기도가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그 마음결에는 절대 미움이나 원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자기에 대한 용서,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 어렵게 깨달은 진리를 잊을 때도 있지만, 나는 또 그 마음을 되찾고, 기적을 만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했다는 마음, 주었다는 마음'만 잘 비우고 살아도, 우리의 삶이 더욱 행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맙고, 귀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내 앞에도, 당신 앞에도 많이 있지 않은가!
"내 살아온 삶을 축복합니다." 나는 그 말에 울컥하고 말았다.
부부의 인연! 핏줄로 이어진 인연보다 더 가까워서 '무촌'이라 했던가! 헤어지면 그냥 남이 되니 '무촌'이라 했던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서 만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그 안에서 맞추고 살아가는 건, 수행 중에서도 가장 큰 수행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셀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해결해나가면서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미워하면서도, 결국은 꼬인 걸 풀어내고, 엉킨 걸 풀어내면서 서로 다독이며 손잡고 걸어가는 인생의 동반자, 부부라는 그 이름!
그냥 살아라.. 그냥 살아라.. 그냥 살아라.. 그냥.. 그냥...
두름길, 둘러서가는 길. 정겨운 새소리가, 졸졸 샘물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무엇이든 다 요구해도 들어줄 사람으로 보이는지' 하지만 요즘 내가 많이 변했다.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과감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줄도 아니까
하루가 모여 삶이 된다. 이 하루만 잘 살면 된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내가 바라보는 아름다운 하늘에 감사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으며, 그렇게 살면 될 것 같다.
나는 사랑을 회복했고, 치유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 지구별 여행, 덜 어리석어야겠다.
나는 사랑을 회복했고, 치유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 지구별 여행, 덜 어리석어야겠다.
나이가 든다
나이를 먹는다
자꾸만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사는 게
최고의 삶이라는 것을
화가 나면 화가 난다고 말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하고,
가슴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것
나는 그러지 못했다
되도록 참고
되도록 견디었다
그러니 그건 아니라고 하며
몸과 마음이 무너져버렸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아니면 어떠랴
내 마음이 어떤지 잘 살피고 토닥이며
알았어, 알았어,라고 말해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연 닮은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