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나’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처음 마주한 나는
문을 열자마자, 잔뜩 기가 죽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초라하고, 불쌍하고, 참 가여웠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눈물 고인 눈으로 손을 내밀어
그 아이를 안아주었다.
내 안의 나는 어리둥절해 하며 내게 물었다.
“정말 나, 이대로 괜찮아? 안아주는 거야? 나가도 돼?”
나는 늘 채찍질만 하던 내게 미안해서
그저 말 없이 팔에 힘을 더 주어 꽉 안았다.
그날 이후 아이들을 재운 밤마다 나는 글을 썼고
글 속에서 나를 만나 울고 또 울었다.
눈물의 한계라도 측정하듯, 쏟아지는 감정에 치이고,
‘도대체 언제 끝나나’ 자책도 했지만,
“가슴 속에 있는 게 많으면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며
나는 조금씩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 그대로인 나를.
하지만 안아주는 것까진 했는데
도대체 이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지?
그때 알았다.
내 안의 나는 자라지 못한 채, 어린아이 그대로라는 걸.
그래서 내 아이를 키우며 배운 대화법을 이제는 나에게 써보기로 했다.
"왜 울어?"
"넌 대체 왜 이러니?"
이런 비난 대신,
"아— 그래서 속상했구나"
"그럴 땐 마음이 아프지…"
그저 공감하고 알아주는 말들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나를 안아주자,
수많은 낫지 않은 상처들이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다.
주변이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나는 더 단단해졌고, 여유로워졌다.
충분한 해와 물을 얻지 못해 성장이 멈췄던 내 마음의 나무를
이제라도 천천히, 충분히 키워보려 한다.
그러면
내 안에서 피어날 열매도,
내 아이들에게 건넬 그 사랑도
더 건강하고 탐스러워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