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엄마의 독백

엄마도가끔운다

by 아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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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쏟아지는 동향집의 일요일 아침,

둘째가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들고 듣는 이도 없는데

변신 설명을 열심히 하며 놀고 있다.


엎드려 있는 아이의 팬티 입은 엉덩이가 동글게 볼록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씨앗이었던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크게 자랄 수 있을까

갑자기 생명의 신비감이 든다.


아이들이 있는 시간의 나는

현실의 무게를 숨겨둔 채

사랑하는 엄마로만 존재한다.


간혹 그것을 숨기기 힘든 날이 오면,

나는 죄책감 없이 아이들 손에 핸드폰을 쥐어 주었다.


어떻게든 살아야하니,

그것이 나의 생존방법이라고 당당히 변명 한다.


아이들은 저렇게 햇살을 입고 놀며 잘 자라줄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단 하나 뿐이다.


무너지지 않는 것.

이 자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


오늘도 나는 아이들을 재우고 글을 쓸 것이다.

그 글들에 나의 슬픔을, 울분을, 두려움을,

모두 녹이고 털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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