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은 조금씩 다르다

삶,이야기

by 아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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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은 닮지 않던가?

그런데 나와 내 딸은 어쩜 이리 다른지 모르겠다.


나는 꾸미거나 덧입히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

화장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스트레스가 함께 따라온다.


하지만 올해 초2, 나의 딸은 다르다.

어릴 적부터 세상의 반짝이는 것들에 눈이 반짝였던 아이.


엄마와 단둘이 외출하는 날이면 꼭 올리브영에 간다.

무언가를 사기 위한 게 아니라

그곳의 수많은 화장품을 구경하는 게 즐거운 아이.


"엄마! 엄마는 쿨톤이니까 이 립글로우가 진짜 잘 어울릴 거야."

"이건 꼭 엄마 색이야! 이것만 사면 안 돼?"


딸아이의 제안은 거의 폭격 수준이다.

나는 최대한 정중하게 말한다.


“알잖아. 엄마 화장 안 하는 거.”

“작년에 선물 받은 립글로우도 아직 그대로 있어.”


하지만 거절이 많아질수록

화장에 관심 없는 엄마인 게 왠지 미안해진다.


스스로 화장할 수 있는 날이 오기까지

이 권유와 거절의 싸움은 계속되겠지.

잘 버텨봐야겠다, 웃으며 생각한다.


그 순간, 문득 나와 신랑이 떠올랐다.


함께 있는 시간과 다정한 말, 애정 표현이 사랑이라고 믿는 나.

그보다 실질적인 도움과 봉사로 사랑을 표현하는 신랑.


피곤한 퇴근길에도

씻고 나오자마자 설거지를 하고,

식사를 준비해 아이들과 나를 먹이는 사람.


그 얼마나 큰 사랑이고 희생인지 잘 안다.

그런데도, 그 끝에 "사랑해" 한마디, 안아주는 손길이 없으면

나는 괜히 토라지고 만다.


나의 방식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구하는 만큼,

그 사람의 방식도 인정해주는 것,

그게 사랑이겠지.


쉽지 않다.

늘 다짐하지만 늘 넘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오늘은 또 한 번 다짐해본다.

오늘은 뽀뽀를 한 번 덜 하고,

그 사람은 조금 더 쉴 수 있게 놓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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