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기록
무중력의 시간이 길었다.
사랑도, 원망도, 기대도 없는 공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하루들.
주변 누구에게도 닿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 자신이 흩어지지도 않는 상태.
아이들이 잠든 적막한 밤,
세상 속 내 자리를 줄이려는 듯
한껏 말아 웅크렸던 몸을 펼쳐
아이 손을 잡고 유치원 차를 태우러 나선다.
오늘도 하늘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마음껏 기지개를 켜도 돼.”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축축한 흙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젖은 공기가 메마른 세포 하나하나에
조용히 스며든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땅을 딛고 서 있구나.
230mm, 내 발 사이즈만큼의 중력으로
이곳에 존재하고 있구나.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
맑지 않아도, 흐려도 괜찮다.
오늘도 두 발이 이 땅을 딛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도망이 아니라, 의식적인 멈춤이다.
무기력이 아니라, 성숙한 자기 보호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진단 내렸다.
내 안에 힘은 없지만,
결핍이 연료가 되고,
아픔이 불씨가 된다.
오늘,
230mm 중력의 잉크로 이 글을 남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