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다섯 살 아들은 말도 행동도 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웃음이 터지고,
때론 뒷목이 당긴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이웃을 만나면 내 뒤에 숨는다.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이 타면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누구예요?”
“나 신발 새 거예요!”
“그거 먹을 거예요?”
나는 아이의 뒷덜미를 붙잡고 끌어당기느라 정신이 없다.
작년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공동현관문이 열리며
택배 기사님이 들어오셨다.
“어! 대머리다!”
순간, 나는 번개처럼 아이의 입을 막고 고개 숙이며 사과드렸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세모난 눈을 부릅뜨며 아이를 노려보자, 그는 천진하게 외쳤다.
“어! 대머리 아니다!”
그 입을 또 막지 못했다.
나의 목은 더 깊게 수그러 들었다.
며칠 뒤, 엘리베이터 안에 계신 아저씨께 아이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평소 인사 한 번 안 하던 아이라 속으로 감격했다.
드디어 예절 교육의 결실인가!
아저씨도 자상하게 웃으며 대답하셨다.
“어, 그래. 안녕.”
그런데 아이가 휙 돌아서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해야지!”
나는 또 그 입을 틀어막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는 오늘도 열렸다 닫히고,
나의 머리 뚜껑도 열렸다 닫혔다.
다이나믹한 하루가 시작되고 또 그렇게 마무리된다.
아들, 고마워.
덕분에 엄마 인생은
심심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