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엄마 봐바! 마을이 노란색이야!"
아이는 블록을 내려놓고 창가로 달려가 소리쳤다.
작은 손가락이 유리에 미세한 자국을 남겼다.
"어디가? 엄마는 모르겠는데?"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모른 척했다.
"어? 엄마는 안 보여? 이상하다."
기울어진 어깨가 사랑스러웠다.
아이는 뒷꿈치를 들고 손을 높게 뻗었다.
"엄마! 저기 봐, 하늘!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손짓과 말이 노래로 이어졌다.
나는 그만 웃음이 터졌다.
"그러네. 정말 노랗다."
거실 창 밖으로 보이는 해가
건너편 아파트 외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마치 가을해라는 걸 자랑이라도 하듯이.
아침부터 커튼은 열려 있었지만
이토록 선명한 하늘을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너로 인해 정신없지만,
너로 인해 나는 또 한 번 하늘을 본다.
저 반짝이는 황금빛 속에
하루의 피로가 천천히 녹아내린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색으로 물든다는 걸.
"엄마! 근데 해가 지는게 아니라 뜨는거 같네?"
나는 미소걸린 얼굴로 다시 하늘을 올려봤다.
그래, 눈부신 시작같은 하루의 끝이다.
너와 나의 매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