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다섯 살 둘째는 유독 애정표현이 많다.
고집부리고 말썽피울 땐 하루에도 몇 번씩 뒷 목 잡게 하지만
불쑥 다가와 "엄마~"하며 볼을 비비고 안아주면
세상은 금세 꽃밭으로 변한다.
"엄마~ 손 안아줘!"
아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손을 내밀었다.
"응? 손을 안아?"
두 손을 내밀어 아이 손을 감싸 잡았다.
"아니~ 이러케에~~"
빵빵한 볼살을 저으며 내 왼손에 자신의 오른손을 깍지끼운다.
"아~ 손깍지 껴달라고 한 거구나"
서로의 손가락이 천천히 맞물리자 아이의 얼굴에 해사한 미소가 피어난다.
그 작고 따뜻한 손이 내 손안에서 숨을 쉬었다.
하루는 내 목을 덥석 끌어안더니 입술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아이와 입술 뽀뽀하면 충치 옮는단 소리를 들어 얼른 입술을 앙 다물었다.
"엄마! 문어 입술 해야지~~"
아이가 붉게 반짝이는 입술을 둥글게 쭉 내밀었다.
동그랗게 내민 나의 입술에 아이의 입술이 툭 닿자 까르르르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에 내 심장은 달달하게 쿵쾅거렸다.
다음 날 아침, 식구들 밥을 차려주는 신랑 옆에서 아이에게 말했다.
"자, 아빠가 아침 해주셨으니까 인사하자~"
아이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 갑자기 군인처럼 자세를 바로 세웠다.
"안.녕.하.세.요!!!"
아... 인사...... 했구나.
그렇지, 네 방식대로 한 거지.
나는 웃음을 삼키며 밥숟가락을 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도 아이는 나를 웃기고, 나를 살게 한다.
엄마 말을 잘 듣기 위한 그 엉뚱한 노력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