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헛된 욕심에 죽어가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내가 분노를 느끼는 것들 중 가장 큰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말도 안 되는 기준들을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내게 강요하는 것. 한 마디로 꼰대짓. 진짜 진절머리 난다.
내가 그것을 그렇게 싫어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것이 확실한 아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춤과 노래였고, 그것을 평생 하며 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만년 공무원. 그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평범함'과 '안정성'을 강요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뭐에 살아있음을 느끼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냥, '먹고 살 수 있냐'가 기준이었고, 그들 기준에는 그게 안 맞았던 거다. 내가 아무리 춤을 잘 추고, 음악에 재능이 있고, 어디서 인정을 받고 오고 해도, 그들은 단 한 번의 진심 담긴 칭찬을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조금이라도 올랐다거나 하는 날에는, "거봐, 하면 되잖아. 넌 머리가 똑똑해서 공부하면 잘한다니까."라고 칭찬을 퍼부었다. 어떻게든 날 자신들의 틀에 맞추려고 하는, 꿍꿍이가 있는 악어들 같았다. 우웩! 지금 생각해도 토 나온다.
처음엔 당연히 신경 안 썼다. 내가 이렇게 그게 좋은데, 왜 안 해? 고작 부모가 반대한다고? 그렇게 포기할 내가 아니지! 그렇게 나의 자아를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경제권과 생존권을 갖고 있었고, 안타깝게도 나는 지속된 그들의 말에 나 자신을 쉽게 의심하고는 했다. 그렇게 많은 시간들을 낭비했다. 나를, 음악과 춤을 의심하면서 보냈다. 내가 확실하게 갖고 있던 것들을, 점차 잃어갔다. 괴로웠다. 아팠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밤들의 연속이었다. 내가 그것을 그토록 사랑하는데, 나는 점점 그것들로부터 멀어졌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진 내 삶은 내게 이유가 없었고, 그냥 막연히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 힘든 시간을 통과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아무리 내 자아를 흔들어놓았어도, 그렇게 꾸준히 시도를 했더라도, 나는 결단코, 내 것을 지켜낼 사람이라는 거다. 그들은 생존권을 두고, 경제권을 두고, 또는 막연한 불안을 두고 나를 자신들의 틀에 넣으려 애썼지만, 나는 지금 그 안에 들어와있지 않다. 벗어나도 한참은 벗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 벗어남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벗어나서, 나의 자아를 지키며,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지킬 것이다. 울고 있는 그 어린아이가, 그냥 음악이랑 춤을 사랑하던 그 어린아이가, 더는 아프지 않도록, 어른이 된 내가, 열심히 그것을 지켜줄 거다.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질 청춘을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갈테다.
그러나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제발. 부모들이여, 어른들이여. 사랑한다는 말로, 너를 위한다는 말로, 자신의 불안과 욕망을 아이에게 투사하지 말라. 그건 아이가 제대로 잘 자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아바타 만들기 게임을 하던지, 소설을 써라. 한 생명을 갖고 신이 된 것처럼 장난치지 말란 말이다. 아이가 갖고 태어난 고유함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해주어야 하는 거다.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다면, 과거의 일을 한 번 깊이 되짚어보기를 권한다.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고착화된 행동들의 패턴, 그 이유를 찾고, 자기 자신을 더 깊게 포용하고 수용할 수 있기 위해서다. 나도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지만, 혹여나 그 과정에 놓여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응원한다. 열렬히.
당신이 당신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기를 말이다.